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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Feb 16. 2022

간소한 정월대보름 식단

코로나 백신 부스터 샷을 접종한 후 나는 근육통이 심하게 왔었는데 오늘은 좀 나아진 것 같아서 침대에서 일어나 움직였다. 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영어와 수학 그리고 과학 위주로 공부를 한 아이를 위해 오늘은 국어와 통합사회 그리고 한국사 공부를 도와주고 거실과 주방을 오가면서 못하는 요리 실력이지만 정월대보름에 맞추어서 나의 집 식단을 완성하였다.



내 여동생은 뛰어난 요리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빠른 시간 안에 다양한 요리를 화려하게 차려내고 맛도 너무 좋아서 신기할 따름이다.


내 동생의 일상 메뉴
동생이 만든 간장게장과 보쌈

아마도 부모님으로부터 요리 재능에 대한 유전자가 내 동생에게 전부 갔으며 나에게는 요리 재능이 단 1%도 오지 않은 것 같다. 요리를 멋지게 잘 해내고 싶은 나에게는 슬픈 이야기이다.



어쨌든 동생이 보내준 곤드레 나물을 뜨거운 물에 삶아서 찬물에 헹구어 내고 그녀가 알려준 대로 곤드레 나물을 무쳐내었다.


곤드레 나물을 데쳐서 갖은양념으로 무쳐내었다.

오곡밥을 해야 하는데 아이가 흑미밥을 좋아해서 오곡밥 대신 흑미밥으로 대체하였다. 동생이 보내준 들깨가루를 듬뿍 넣은 미역국을 끓여서 정월대보름의 한 끼를 마련하였다.


나와 아이의 정월대보름 식사 메뉴

나는 정월 대보름날은 부럼도 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는 견과류들은 이미 껍질을 다 벗겨내고 알맹이만 있는 것이어서 새로 사 와야 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견과류가 들어간 약밥을 만들고 싶어졌다.


요리에 재능에 있는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약밥을 만드는 과정을 물어보았다.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를 활용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재료는 없고 집에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게 설명해 주는 나의 동생은 내 기준으로 정말 뛰어난 요리사인 것 같다.


그녀의 설명대로 집에 있는 견과류를 담고 대추씨를 제거하고 잘라주었다.



불린 찹쌀과 견과류를 섞어주었다. 그리고 계핏가루가 없어서 시나몬 가루로 대체를 하였다.

찹쌀은 3인분이었고 물은 종이컵으로 두 컵 반이 들어갔다. 간장 2스푼, 설탕 1스푼, 소금 조금 넣었다.

내 가족은 단맛을 좋아하지 않아서 설탕 1스푼만 넣었는데 보통은 기호에 따라서 3~4스푼 넣는다고 한다.

그리고 백미 취사 버튼을 눌러주면 끝난다.


약밥이 잘 되어서 유리그릇에 꾹꾹 누르듯이 담고 식혀주었다. 그런 후에 도마에 유리그릇을 거꾸로 덮듯이 내려놓으면 약밥이 오른쪽 사진처럼 나온다.



기호에 맞는 크기로 썰어서 우선에 먹을 약밥은 유리그릇에 담고 냉동시킬 약밥은 랩에 싸주었다. 나는 일상에서 비닐을 잘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음식을 밀폐해서 냉동시킬 때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처음 만들어 본 약밥이었는데 생각보다 맛도 좋고 모양도 예쁘게 나왔다. 정월대보름 부럼 대신 견과류가 들어간 약밥을 먹었다.



갖가지 나물을 요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요리를 잘 못하는 나에게 곤드레 나물 요리 한 가지를 하는 것도 많은 정성이 들어갔다. 곤드레 나물 요리 한 가지와 미역국 그리고 달걀 프라이로 나와 아이는 소박하지만 맛있는 정월대보름 식사를 하였다. 부럼 대신 만든 약밥은 저녁 식사로 모자람이 없었다.



나는 아이의 공부를 도와주는 것은 재미가 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이가 잘 모르는 것에 나는 화가 나지 않으며 스무 번도 아니 그 이상도 친절하게 설명이 가능해서 내 동생과 친구들이 나를 보면서 정말 신기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요리에 관한 재능이 없다. 나도 화려하게 정월대보름 상차림을 차려내고 싶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상차림을 차린 것에 만족을 한다.



나에게 주어지지 않은 재능을 탐내고


내가 없는 것에 원망하는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 노력하고 시도를 해보는 것이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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