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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May 21. 2022

간소하지만 행복한 토요일 브런치

알레르기약을 복용하고 잠을 잔 나는 조금 늦은 시간에 아침을 시작했다. 거실로 나와보니 아이는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귀하고 즐겁다. 아이가 원하는 고등학교로 진학한 이후 아이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어서 평일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말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지금 이 순간이 내게는 행복이다.



냉장고 안을 살펴보니 토마토 6개가 보였다. 나는 토마토를 깨끗이 씻어서 알맞은 크기로 잘랐다. 아이가 토마토 스파게티를 좋아하고 시판용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를 사서 만들어 주는 것보다는 생토마토로 만들어 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토마토를 잘라서 소스를 만들어서 끓이고 있는 모양

알맞은 크기로 토마토를 썰어서 궁중팬에 넣고 적당히 물을 부은 다음에 버터와 간장 그리고 설탕을 넣어서 간을 맞추고 끓였다. 그리고 스파게티 면을 넣고 13분 정도 더 끓인 후에 마늘을 잘게 다지고 이탈리안 파슬리를 함께 넣어서 휘휘 저어주었다.


지금까지 요리방법은 "편스토랑 류수영 토마토 버터 파스타"를 보고 따라서 만든 것이다. 팬 하나로 요리를 하면서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만드는 그의 요리는 정말 간편하면서도 맛도 좋아서 내가 평소에 잘 따라서 한다.


신랑이 반죽해서 구워놓은 모닝버터빵

나는 신랑이 구워놓은 모닝버터빵과 함께 브런치 식탁을 차려내었다. 신랑이 주말마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모닝버터빵을 구워놓으면 냉장고에 빵을 넣어두고 내가 평일에 먹기도 하고 이렇게 토요일 아침에 가족이 함께 먹을 수도 있어서 좋다.


베란다에서 자라고 있는 바질과 이탈리안 파슬리

나는 베란다에서 이탈리안 파슬리와 바질 그리고 로즈메리와 민트류를 키우고 있다.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나는 청춘시절에 공부하기 위해 독일에 머물렀을 때 그곳 기숙사에 공용으로 사용하는 주방에서 유럽 곳곳에서 온 친구들에게 요리하는 것을 배운 적이 있었다. 그때 배웠던 요리들 대부분이 유럽식 요리이고 허브류가 잘 들어간다.


생허브류는 마트에서 구입할 때 너무 비싸서 나는 베란다에서 허브류를 키우고 있다. 오늘처럼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 때도 이탈리안 파슬리와 바질이 필요하다. 신선한 허브류를 베란다에서 바로 수확해서 요리에 사용하면 풍미가 더 좋아진다.


완성된 토마토 스파게티

토마토 스파게티와 신랑이 구워놓은 모닝버터빵 그리고 과일과 생바질로 브런치 식탁을 차려내었다. 신랑과 나 그리고 아이가 식탁에 둘러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맛있게 먹었다.



반드시 좋은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나도 여행지에서는 가족과 함께 예쁜 카페에서 브런치 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특별한 날을 기념해서 여행을 떠나거나 외식을 하는 것은 가족의 행복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나 역시 그런 이벤트를 위해 미리 적금을 들어 매달 납부를 하고 만기가 되면 행복한 시간을 가진다.


하지만 일상에서 나는 절약하며 간소한 삶을 추구한다. 나는 습관적인 외식이나 배달식은 되도록이면 하지 않고 잘 못하는 요리 솜씨지만 냉장고 안에 있는 식재료를 활용해서 요리를 하고 내 기준으로 예쁘고 우아하게 차려낸다.



평범한 어느 토요일인 오늘, 나는 냉장고 안에 있는 토마토를 활용해 베란다에서 키우고 있는 허브류로 그 맛의 풍미를 더한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어서 신랑이 구워놓은 모닝버터빵과 함께 브런치를 차렸다.



열어놓은 거실 창 너머로


살랑거리는 봄바람과


청명하게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도 함께 들어왔다



여유 있는 시간과 사랑이 담긴 따뜻한 공간에


간소하지만 정성껏 차려낸 브런치로


나와 내 가족의 마음에 행복이 오랫동안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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