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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May 28. 2022

등대 같은 부모가 되고 싶다

아이가 있는 주말의 시간은 평화롭고 행복한 느낌이 든다. 아이는 그 존재만으로도 부모에게 큰 기쁨이라는 것을 요즘 들어 더 실감하고 있다. 아이와 늘 함께 시간을 보낼 때도 그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있었지만 평일에는 잠시 아이와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는 금요일 오후부터의 시간이 이렇게 소중하고 귀할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 Karolina Grabowskaphotography, 출처 pexels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로 진학을 해서 평일은 학교 기숙사에 머무른다. 나는 아이가 없는 시간에 적응하며 아이와 주말에 함께 공부할 과목들을 미리 공부하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금요일 저녁부터 아이로 인해 집안의 공기에 생기가 불어넣어 졌고 끊임없이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하나씩 푸는 아이의 조잘거림은 나를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아이의 학교생활이 재미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공부로 인해서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기특했다.



신랑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아이의 교육비 지원이 있지만 그것은 기본 교육비만 해당된다. 그 이외로 들어가는 특별수업이 많은 아이의 학교 수업료와 기숙사 비용 그리고 식비의 규모가 내 기준으로 상당해서 놀랐다. 신랑 회사에서 교육비가 전부 지원될 줄 알았던 나의 무지로 인해 아이에 관한 의외의 지출로 나는 한 달 전체 생활비 규모를 최대한 줄이고 아이에 관한 지출비용을 마련하고 있다.



나는 신랑의 급여가 입금되면 목적별로 이름이 붙은 정기적금을 납입할 돈과 예금을 넣을 돈을 미리 제하고 전달 기준으로 전체 생활비 예산을 확인 후에 이번 달에 지출하게 될 예산을 세운다. 급여에서 저축할 돈을 우선 제하고 계산을 해야 이번 달 지출하게 될 예산을 낭비 없이 세울 수 있다.



나의 집은 신랑과 나 그리고 아이, 이렇게 3인 가족이고 현재는 외벌이 가정이다. 결혼 후에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맞벌이를 했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현재는 외벌이 가정이 되어있다.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맞벌이는 급여가 한 달에 두 번 들어오기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있지만 외벌이는 심리적으로 여유가 잘 생기지 않는다. 일상에서 최대한 아끼고 신랑의 급여에서 저축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지금 고등학생인 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 코로나19가 발생했고 아이가 다니는 학원에서 빈번하게 확진자가 나와서 불안한 마음에 나는 학원을 그만두게 하고 아이를 집에서 공부하게 하였다. 수학과 물리 부분은 아이 아빠가 주말에 공부를 도와주고 평일에는 내가 수학과 물리 부분을 제외한 모든 과목의 공부를 도와주었다.



아이의 공부를 도와주기 위해 내가 아이의 자습서를 펼쳐놓고 아이가 학교에서 공부할 그 시간에 나는 집에서 공부를 하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중학교 과정의 공부가 나는 어렵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의 자습서를 펼쳐놓고 공부하면서 "나 때는 이런 건 고등학교 때 배웠는데..."라는 추억에 빠지기도 하였다.



아이는 중학교 2학년과 3학년 때 엄마, 아빠와 함께 집에서 공부를 하였고 다행히 만점에 가까운 전 과목 A를 받아서 아이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무난하게 합격할 수 있었다. 선행을 많이 하지 않고 고등학교에 진학을 한 아이는 주말마다 아빠와 함께 고등수학 1,2를 바쁘게 심화 부분을 포함해서 진도 나가고 있다. 아이의 학교는 수학 과목이 쉽지 않고 시험도 매우 어렵게 출제가 된다고 소문이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러하였다.


© Andrea Piacquadiophotography, 출처 pexels

아이는 수학과 물리 과목을 좋아해서 학교 시험이 어려워도 배우는데 재미가 있고 본인의 호기심이 충족이 되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좋다고 한다. 학창 시절에 수학과 물리 부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지극히 문과형인 나로서는 이해가 잘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고등학생인 아이는 현재 학원을 다니지 않고 집에서 엄마, 아빠와 공부를 하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아이와 함께 공부를 하면서 나는 아이의 교육비 지출을 방어하고 저축의 비중을 높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더 좋았던 점은 아이의 공부 과정을 정확하게 알게 되면서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어렵고 쉬운지 파악이 되고 아이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아이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마음으로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어떤 든든한 아이의 편이 되어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고등학생인 아이는 지금도 엄마, 아빠와 함께 공부하기를 원한다.


© Dylan Chanphotography, 출처 pexels


언제까지나 아이와 함께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칠흑같이 어두운 길에서


방향을 잃어 힘들어할 때


그 목적지를 찾도록 빛을 내어 도와줄 수 있는


등대 같은 부모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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