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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Jul 31. 2022

여름방학 냉파 요리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공기 중에 묻어와 걸을 때마다 나의 몸을 감싸 안으며 더운 느낌이 드는 그런 날이 이어지는 일주일이었다. 아이와 함께 집에 있을 때는 공부하는 아이를 위해 에어컨을 가동해서 더운 줄 모르다가 늦은 저녁에 잠시 아이와 외출하게 되면 뜨거운 외부 공기에 깜짝 놀라곤 하였다.



나는 일상에서 간소한 삶을 추구하고 절약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선택과 집중을 잘 활용하는 편이다. 관리비를 아껴보려고 잠시 여름에는 덥게 그리고 겨울에는 춥게 살아보았다. 관리비는 많이 절약되었지만 가족의 삶의 만족도는 떨어지는 결과가 발생하여서 나는 여름휴가 때 여행 가게 되면 하룻밤 보내는 펜션 숙박비를 집에서 한 달 동안 에어컨을 가동하는 데 그 비용을 사용한다고 생각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여름에는 집에서 시원하게 보내고 겨울에는 난방을 돌려서 따뜻하게 지낸다. 어쩌면 나의 집 에어컨에 인버터 기능이 있고 에너지 효율 1등급인 에어컨이라서 생각보다 전기세가 적게 나와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환기와 청소를 후다닥 마치고 에어컨을 틀어놓고 아이를 깨운다. 방학하기 전까지 학교 기숙사에서 지냈던 아이는 본인이 알람을 맞추어놓고 잠을 자기 바라지만 집에서 잠을 편안하게 자기를 바라는 마음에 내가 직접 아이를 깨워준다. 아이가 잠을 자다가 기상 알람 소리를 들으려면 잠을 깊게 자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서이다. 아이는 평균적으로 거실에 있는 책상에 6시 반쯤에 앉는다. 그리고 내가 차려준 아침 식사를 하면서 공부를 시작한다.


신랑이 직접 구운 모닝빵과 냉장고 안에 채소들을 활용한 아이의 아침 식사 메뉴
주말에 신랑이 직접 구운 모닝 버터빵
햄과 여러 가지 채소가 들어간 비빔밥, 남아있던 꽁치조림을 활용한 김밥

현재 고등학생인 아이는 방학기간에 학원을 다니지 않고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하루에 7시간 정도를 수학 과목에 집중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여러 과목들을 돌아가면서 공부를 한다. 문과계열 과목은 나와 인터넷 강의의 도움을 받고 수학과 과학은 인터넷 강의와 아빠의 도움을 받으면서 아이는 여름방학 동안 부지런히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평소에 나는 아이의 문과계열 공부를 도와주기 위해 미리 공부를 한다. 지극히 이과형인 아이는 문과계열 과목을 공부할 때 힘들어하기 때문에 나는 아이의 공부를 효율적으로 도와주기 위해 노력을 한다. 나는 아이의 문과계열 과목을 도와주고 아이 아빠는 아이의 수학과 과학 과목을 도와주어서 아이의 학원비에 관한 비용 지출이 없다.



아이는 심화 수학을 공부할 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는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아이가 학원을 다니면 시간을 내기 어려워서 나와 대화하기도 힘들 텐데 짬짬이 아이와 이야기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일상이 소중하다.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할 때 아이는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나에게 그동안 학교에서 지냈던 이야기를 해준다. 나는 아이와 함께 식사하는 그 시간이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


자투리 채소와 김치를 활용한 김치부침개
남아있던 제육볶음과 고추가 들어간 김밥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가서 되도록이면 냉파 요리를 해주는 것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엄마가 만들어 주는 요리가 정말 맛있다고 칭찬을 하면서 맛있게 먹는 아이의 마음이 따뜻하다.



지난주 어느 날 아이와 나는 점심 메뉴로 떡볶이가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냉동실에 떡볶이 떡이 있는지 뒤져보았는데 슬프게도 떡볶이 떡이 없었다. 그런데 아이가 예전에 "삼시 세끼라는 프로그램에서 차승원 님이 수제비 떡볶이 만드는 것"을 보았다고 내게 말을 하였다. 아이 덕분에 나도 그 기억이 나서 수제비 떡볶이를 만드는 것에 도전을 해보았다. 나도 수제비 반죽을 하였지만 나보다 더 반죽을 잘하는 아이가 수제비 반죽을 도와주어서 훨씬 수월하게 나는 수제비 떡볶이를 만들 수 있었다.



아이가 수제비 반죽해 준 것과 냉장고 안에 있는 양파와 새송이버섯 그리고 청양고추와 마늘을 활용하였다.



우선 떡볶이 양념을 하고 수제비를 떼어 넣어서 익혀주고 채소들을 넣어서 끓였다.



완성된 수제비 떡볶이의 맛은 정말 좋았다. 반죽이 잘 되어서 쫄깃한 식감과 떡볶이의 양념이 맛이 좋아서 나와 아이는 즐겁게 식사를 하였다. 우리는 수제비 떡볶이에 관한 기분 좋은 추억을 하나 더 가지게 되었다.



떡볶이 떡을 구입하기 위해 잠시 마트에 다녀올 수 있었지만 무지출을 하려고 노력하는 나의 고민을 아이가 말끔히 해결해 주었다. 더욱이 나와 아이는 수제비 반죽을 교대로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그 시간이 즐거웠다. 아이가 어릴 때 함께 보았던 "삼시 세끼"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뭐가 재미있는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나는 생활비(식비+생필품)를 아끼려고 노력한다. 그렇다고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무조건 아끼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구입한 식재료를 버리는 것 없이 알뜰하게 활용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냉장고 안에 식재료를 대부분 소진하고 장을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내가 하는 요리는 "냉파 요리"가 많다.



나의 냉파 요리가 즐거울 수 있는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추억이 많아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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