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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Dec 15. 2020

간소하지만 즐거운 행복

행복을 추구하는 간소한 삶


어제는 첫눈이 내렸는데 그 사실이 거짓말인 것처럼 오늘은 햇살이 눈이 부시게 거실 안으로 들어온다.



거실로 들어오는 햇살 때문인지 몇일동안 잠이 부족해서 비실거릴 줄 알았던 나의 몸 상태도 괜찮은 느낌이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밖으로 나가서 햇살을 마음껏 쬐고 싶지만 코로나가 무섭게 번지고 있어서 마트도 못 가는 형편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이가 기말고사 시험공부를 한다고 종일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앉아서 공부를 한다.



여행지의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아이와 수다를 떨고 싶어 진 나는 집에서 비슷하게 차려볼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




이른 아침의 프라하의 어느 카페에서


프라하는 언제나 예쁘지만 나는 이른 아침의 프라하를 좋아한다. 오전 5시쯤 나와서 길을 걸어가다 보면 거리의 카페들이 정리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



간혹 일찍 문을 여는곳을 발견하면  커피한잔을 주문해 놓고 야외테이블 좌석에 앉아서 구시가지 광장으로 눈이 부시게 쏟아지는 아침햇살을 찬찬히 바라볼 수 있는 행운을 가질 수도 있다.







그동안 아이에게 신경을 제대로 못 쓴 것 같아서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분위기로 점심 메뉴를 준비했다,



우선 와인잔을 준비했다. 아이는 와인잔에 캐모마일 차를 식혀서 담아주고 나는 와인을 조금 담았다.



오늘 메뉴는 소고기를 이탈리아 친구에게 배운 데로 볶을 거라서 와인과 캐모마일 차가 어울릴듯해서 준비했다.



왜냐하면  아이가 식사를 하면서 와인잔을 들고 서로에게 축복을 빌면서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이탈리안식 소고기 볶음요리 & 마늘




내가 독일에서 공부할때 부엌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원룸처럼 생긴 기숙사에 있었다. 원룸이 5개이고 그 5명이 복도를 나와서 부엌을 공유한다. 처음엔 부엌을 공유하는 것이 너무 불편하게 생각이 되었지만 냉장고 안에 개인별로 이름표가 붙어있는 바구니가 있었고 그 바구니에 내 식재료를 넣어놓으면 돼서 지내면서는 불편함보다는 함께 이야기 하며 식사하는 그곳이 좋았다.




각자 자신의 재료로 요리를 하고 부엌 중앙에 있는 큰 식탁에 서로 앉아서 밥을 먹으면 타국에서의 삶이 외롭지 않고 좋았다. 내가 너무 요리에 대해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서 그곳에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서 온 친구들이 나에게 이것저것을 가르쳐 주었다.



소고기 야채볶음은 원래 소고기 안심이나 부챗살을 굵게 썰어서 기름에 살짝 튀기듯이 볶다가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하고 피망과 양송이버섯 또는 냉장고에 있는 채소들을 넣어서 볶아도 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기름인데 처음에 기름이 뜨거울 때 마늘을 잘라서 기름에 넣고 기름에 마늘향이 베이게 해야 한다.


그리고 마늘은 건져내서 버리는데 아이가 마늘 튀김 같다고 먹고 싶다고 해서 우리 집은 요리와 함께 먹는다.
소고기도 안심이나 부챗살이 없어서 집에 있는 호주산 소 불고기를 이용해서 만들었다.



그 마늘향이 베인 기름에 위에 재료를 볶아서 익히고 레드와인을 반국자 넣어서 향이 베이게 하면 되는데
우리 집에 와인이 별로 안 남아 있어서 동생이 직접 담아서 보내준 복분자주를 반국자 넣었더니 먹을 때 베리 향이 살짝 나서 더 맛있는 느낌이 들었다.





집에서 구운 초코브라우니




나는 초코 브라우니가 먹고 싶어서 주말에 카카오와 꿀을 듬뿍 넣어서 빵을 구워냈다. 이것도 유럽 친구들에게 배운 그들의 가정식으로 구워낸 빵이다. 주말에 먹고 남아서 아이와 함께 먹으려고 접시에 담아내었다.







아이는 여행지에서 들었던 음악을 오늘의 분위기에 맞게 골라서 틀었다. 음악은 신비한 마법 같은 힘이 있다. 마치 여행지에서 느꼈던 그 감정을 고스란히 그대로 선물처럼 되돌려 준다. 여행지에서 먹었던 음식은 후각기억을 자극하고 구시가지 안에서 길거리 공연때 들었던 음악을 틀면 우리는 시공간을 초월해 다시 그 곳에 가있는 느낌이 든다.




아이와 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오늘의 점심을 행복하게 즐겼다.집에서 차린 별거 없는 소박한 음식이지만 아이는 즐거워하면서 와인잔을 들고 나에게 축복을 빌어주었다.
나 역시 아이에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며 아이의 마음을 달래주는 축복의 말을 하였다.



음악은 기분 좋게 계속 우리의 공간을 감싸 안았고 나와 아이는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떠 올리면서 오늘의 메뉴를 즐겼다.



간소하게 살려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것이지만 나는 그 간소함에 "우아함"을 부여하고 싶다.



우아함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또 행복하게 하는 것 같다.



절약을 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행복을 뒤로 미룰 수는 없다.



집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서 간소하게 차려낸 음식이지만 예쁘게 담아서 작은 파티처럼 즐기는 이런 작은 행복들이 모여서 나와 가족에게는 "추억"이라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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