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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원 Nov 22. 2024

일흔 다섯

버스와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들

버스, 지하철을 타고 오가며 사람들을 봅니다. 이번주에 제가 만났던 사람과 장면입니다.

#버스 안에서
초등학교 1~2학년쯤 돼 보이는 아이와 어른이 제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어른은 창밖을 구경하는 아이의 어깨를 돌려 영어동화책을 소리 내 읽도록 했습니다. "Jumping in the river wow" 문장마다 따라붙은 와우가 버스를 가득 채울 즈음 아이 앞자리에 앉아 있던 머리가 하얗게 샌 승객이 돌아 앉아 말했습니다. "제가 지금 머리가 아파서, 그거 하지 말아 주세요." 아이와 함께 탄 승객이 말없이 책을 덮어 가방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창밖을 보려는 아이에 귀에 대고 어떤 말을 속삭였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찬바람 속을 걷다 지하철에 들어가 앉으면 몸이 따뜻해지면서 꾸벅 졸음이 쏟아집니다. 집에 가는 길 포근한 잠에 한참 빠져 있는데 불현듯 들숨에 강력한 냄새가 빨려 들어왔습니다. 잠이 확 달아나 눈을 떠 보니 바로 옆에 앉은 승객이 매니큐어를 바르고 있었습니다. 어리둥절. 매니큐어 인 더 서브웨이 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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