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근데
상대방 말에 '근데', '아니'부터 하는 거 참 별로지요. 앞서 경청하며 쌓은 마일리지에 마이너스 부호를 붙이는 급락의 화법입니다. 역지사지도 겪어본 바 상호 좋을 게 하나 없는 말인 걸 알면서도 하고야 맙니다. 특히 가족들에게 자주.
MBTI검사를 하면 F(감정형)성향이 조금 더 높다고 나오는데, 유독 가족들 앞에서는 고슴도치 T(사고형)가 되어 상대방의 감정을 살피기보다 말의 허점을 찾아 돌려주려고 합니다.
물론 저도 준만큼 뾰족한 가지를 되받습니다. 따끔 정도일 때도 있고, 목에 가시처럼 며칠 동안 넘겨지지 않을 때도 있고, 어떤 가시는 큰 흉을 남기기도 합니다. 가시 같은 기억이 반사적으로 '근데'와 '아니'의 반응을 내보내는 걸 수도 있겠습니다.
'근데'
변화를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상대방 말에 평가와 지적을 예고하는 '근데'와 '아니'는 하지 않기로요. 당장 '와~ 좋다'하며 호들갑까지는 어렵겠지만 '그래', '그렇구나', '그랬겠다'정도의 이해와 공감의 반응을 하는 걸로요. 특히 내 가족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