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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아흔 넷

고향의 맛

by 주원

올챙이 국수, 수리취떡, 메밀총떡 저에게는 생소하지만 강원도에서 나고 자란 어머니께는 어린 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고향 음식입니다. 갓 딴 옥수수를 갈아 묵처럼 반죽을 쒀서 틀에 내려 만드는 올챙이 국수를 무더운 여름에 한 그릇 먹으면 호록 호록 얼마나 맛있는지 아느냐며, 수리취떡은 모시떡보다 향이 더 좋다고, 시장 장날 메밀반죽을 얇게 펴서 부쳐주는 메밀총떡은 몇 개를 먹어도 술술 들어간다고 두 눈을 반짝이며 설명하곤 하셨습니다.


이야기 끝 맛이 아련해질 때면 다음에 같이 가서 먹어보자는 말로 기약 없는 약속을 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다 같이 강원도 장터에 갔습니다. 장터에서 먹은 음식 맛도 맛이지만 나고 자란 동네가 반가워 시장 이곳저곳을 앞서 걷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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