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어린이의 날
종교 없고, 어린이가 아닌 저는 여느 공휴일과 마찬가지로 기념행사, 선물 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오늘이 가기 전에 잠시나마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립니다. 태어나시자마자 일곱 걸음 걸으신 뒤 땅과 하늘을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존귀하다)을 외치셨다는 탄생 설화가 있지요. 그 뜻이 '모든 인간이 존귀한 존재이며, 깨달음을 통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라고 합니다. 참 좋은 말입니다. 저의 존재의 귀함을 생각해 봅니다.
제가 어린이였을 적을 떠올려보면 그때도 나름의 희로애락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때가 좋았다고 기억하는 걸 보면 나름 괜찮은 어린이 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겠지만, 각자의 세상에서 최소한의 안전과 보호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린 잎은 바람에도 생채기가 난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손길이 보드랍기를 바라며, 저 또한 그런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머릿속에 새겨봅니다.
오늘 존귀한 나를 위해 오랜만에 국 끓이고, 반찬도 하고, 샐러드까지 더해 한상 잘 차려 먹었습니다. 내친김에 빨래도 하고, 세탁조 청소까지 했습니다. 세제를 사러 나갔다가 부지런했던 나에게 보상의 의미로 바닐라얼그레이티라떼를 선물했습니다. 아주 괜찮았던 휴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