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 마흔 하나

기념일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by 주원

저는 기념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서 일 년 중에 챙기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간신히 가족생일, 정말 친한 친구 몇 명 정도 생일을 기억하려 애쓰고, 작은 성의라도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조상님의 제사 같은 경우는 어머니께서 일러주시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습니다. 그 외에 누구나 기념하는 명절과 공휴일을 빼고는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기념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제 생일도 무난하게 지나가는 걸 선호합니다. 그래서 카카오톡, SNS에 생일이 표기되지 않도록 설정해 둡니다. 그래도 이전에 다녔던 치과나 요가원 같은 곳에서 생일 기념 문자가 옵니다. 그렇게 멀리서 오는 단순한 축하는 부담이 없어 좋습니다.


그런데 회사 같은 곳에서 생일 축하 의식으로 회의실 같은 곳에 모여 저와 케이크를 중심에 두고 둥글게 모여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하하호호 웃으며 축하를 쏟아부어줄 때, 감사함과 부담스러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분명 축하를 받고 있는데 어딘가 창피스럽고, 보내주는 축하에 어떻게 호응을 하면 좋을지 난처하기도 합니다. 특히 주인공이 되어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어색하고 부끄럽습니다.


'나는 왜 생일파티를 즐기지 못하는 걸까?' 생각해 본 적도 있으나 어떤 계기나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제 성격이 잔잔함을 편안하게 느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일이라고 해서 무조건 기쁘고 행복해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기념일을 통해 의식적으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기념일 만이라도 성격상 요란하게 축하를 주고받고, 기쁨과 즐거움을 크게 표현하지는 못하더라도 잔잔하게 저만의 방식으로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다정함은 잘 챙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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