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 아흔

카페에서 생긴 별일

by 주원

우당탕탕! 딸기 쉐이크가 가득 담겨 있던 컵이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습니다. 바닥에 커다란 웅덩이를 만든 건 물론이요, 테이블과 의자, 소파의 밑동, 기둥, 아랫면, 윗면, 앉아 있던 손님의 발, 옷, 가방, 노트북, 휴대폰까지 딸기 쉐이크의 분홍 액체가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카페를 나서려던 손님이 컵을 치우려 돌아서는 순간, 등에 멘 커다란 가방이 야구방망이가 되어 옆자리에 있던 컵을 날려버렸던 겁니다. 일순간 모든 시선이 한 곳에 모였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당사자는 어리둥절, 갑자기 봉변을 당한 옆자리 손님은 당혹, 주변사람들은 상황 주시. 쉬이 만날 수 없는 광경입니다.


가방을 멘 손님이 휴지를 가져와 허둥지둥 바닥을 닦으며 옆자리 손님에게 연신 사과를 합니다. 옆자리 손님은 괜찮다며 같이 바닥을 닦습니다. 가방 손님은 미안함에 어쩔 줄 몰라하며 청소는 자기가 하겠다며, 드시던 음료나 드시고 싶으신 걸 다시 주문해 드리겠다 합니다. 옆자리 손님은 한사코 사양하며 묵묵히 딸기 쉐이크 잔해를 닦습니다. 사람들은 조용히 귀를 기울입니다. 직원이 마대를 들고 와 청소를 마무리합니다. 가방 손님은 직원과 옆자리 손님에게 번갈아가며 사과를 합니다.


청소가 마무리되고 가방 손님이 옆자리 손님에게 한번 더 드시고 싶은 걸 묻습니다. 옆자리 손님은 미소를 띠며 사양합니다. 가방 손님은 몇 초간 서서 우물쭈물하다 한번 더 죄송하다 말하고 떠났습니다. 소동이 지나고 옆자리 손님도 주섬주섬 가방을 쌉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방 손님이 헐레벌떡 카페로 돌아왔습니다. 쓱 작은 봉투를 내밀며 마치 랩을 하듯 "이거 **카페 상품권인데, 필요할 때 쓰세요. 오늘 정말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라고 준비한 말을 빠르게 하고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두 번째 어리둥절한 상황을 주한 옆자리 손님은 잠시 그대로 멈춰있다가 자리를 정리하고 떠났습니다.


별일입니다. 딸기 쉐이크 얼룩이 선명한 가방을 세탁기에 넣으며 아찔했던 어제를 떠올려봅니다. 가방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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