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원 Oct 06. 2024

스물 여덟

구례와 남원에서 보낸 꽉 찬 하루

따뜻한 두유, 채소 수프, 빵과 살구ㆍ오디ㆍ초콜릿 쨈, 샐러드에 과일차까지. 정성으로 차려주신 아침을 빵빵하게 먹고 길을 나섰습니다.


천은사에 갔습니다. 빗소리와 스님의 염불 소리가 은은하게 섞여 공간을 채우고, 진초록의 노고단의 산세가 절을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평온한 분위기를 느끼며 비를 피해 처마 밑에 오기종기 앉아 있는 사람들을 한참 바라봤습니다. 그리고나서 천은저수지 둘레길을 한 바퀴 걸었습니다.


남원으로 넘어와 김병종 미술관에 들러 전시와 공간을 둘러보았습니다. 곳곳에 흐르는 물과 커다란 창이 인상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남원에 방문한 제1의 목적은 경방루라는 중화요리집에 가서 식사가 아닌 요리를 먹는 것이었습니다. 1인, 2인일 때 시키기 어려운 메뉴를 먹기 위해 모인 네 사람! 저녁 운영시간에 딱 맞춰 갔음에도 이미 홀 좌석은 거의 다 채워져 있었습니다. 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양장피, 깐풍새우와 술 한 병을 주문했습니다. 음식은 만족스러웠고 얼마나 마음이 급했던지 입천장이 다 까졌더라고요. 2차로 주문한 잡채밥, 쟁반짜장도 흡족했습니다.


다들 평소보다 많이 먹었던지라 주변에 있는 광한루를 한 바퀴 걷기로 했습니다. 흥부제 마지막날이라 퍼레이드를 하고 있더라고요. 덕분에 옥황상제도 만나고 춘향이, 이도령도 보았습니다. 비가 내려서인지 축제는 시끌벅적한데 사람은 많지 않아 한산했습니다. 저희는 도란도란 산책을 마치고 다시 구례로 돌아왔습니다.


꽉 찬 하루였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스물 일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