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구례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구례의 밤은 적막했습니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우면 눈을 떠도 감았을 때와 시야가 다르지 않았습니다. 소리 없는 암흑 속에 있으니 잡생각도 까맣게 지워져 금세 잠이 들었습니다. 자연히 눈이 떠질 때까지 푹 자고 개운하게 일어났습니다.
도시로 돌아왔습니다. 지하철역에 들어서니 한 할아버지께서 큰소리로 욕설을 퍼붓고 계십니다. 마음이 불편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크게 틀었습니다. 소음을 피해 더 큰 소리를 들어야 하는 도시인의 일상은 피곤합니다.
요란한 소음과 눈부신 조명에 마음도 분주해집니다. 왜 도시에서 사람들이 금세 지치고, 쉬어도 풀리지 않는 만성피로에 시달리는지 그 이유를 청정지역에 다녀오니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불을 다 끄고 커튼도 쳤지만 제방에는 빛이 새어들어옵니다. 잠들기까지 멀뚱 뒤척, 시간이 걸리겠지요. 내일 아침에는 제 컨디션과 상관없이 주변 공사장의 소음과 진동에 짜증과 불쾌함 가득한 얼굴로 일어나게 될 겁니다. 아, 벌써 피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