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사업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내막은 실업자 정리 같은 것인데 일단은 등록을 마치고 어제오늘 가을 하늘처럼 높고 푸른빛에 눈이 부셨지만 고강도 땡볕의 폭염은 잠시 드러낸 목덜미에 발진이 생길 정도로 강렬했다. 피할 곳을 찾아 4호선 당고개행 열차를 탔는데 팬이 돌아가지 않는 칸이라 냉방 효과가 미미하였다. 코레일보다 메트로가 시설, 장비면에서 앞서는 이유가 지하철에서 코레일은 투자보다는 수익이고 메트로는 수익보다는 정치적이랄까? 12시경 지하철 객실 안 풍경은 급속도로 증가하는 외국인의 비중이 높아지고 승객의 30% 정도는 노인네들이다. 이제는 정말 서민의 발이 맞는 걸까? 갈 곳 없는 무임승차자와 갈 곳 많은 외국인들의 야단법석이 되어 간다. 살결도 피부톤도 체취도 소음도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목적지로 같은 시간의 흐름을 보내고 있다. 인종과 성별이 무슨 문제인가? 저마다의 전파를 보낸다. 지금 나만의 생각을 엄호하면 그만이다. 옆좌석 남자 녀석이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며 연신 몸을 움직이며 툭툭 나를 건드린다. 야~ 움직이지 마란 마리야! 신경 쓰이게 시리~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출입문 옆의 앤서니 퀸처럼 생긴 노인네가 갑자기 겨드랑이 냄새를 맡다가 잠을 잔다. 마취성분이 있는 게 분명하다. 백옥 같은 빨간 티 여자애 샌들 사이로 엄지발가락보다 큰 검지와 중지 발가락이 눈에 띈다. 눈치를 챘나 잽싸게 구부린다. 잠시 후 잡상인이 Y자형 마사지 기구를 선전한다. 이영애 광고물 사진도 큼지막하게 있다. 얼굴, 종아리. 팔뚝 모두 다 좋으니 효도선물 하라며 시범으로 얼굴 종아리를 기구로 문지른다. 그러더니 내 손목 위 올려놓고 전후로 왕복운동을 하더니 눈짓을 한다. 뭐야~종아리 문지르던 걸 왜 나한테 주고 난리야! '행복한 동물원' 동화를 읽다 가 사산한 침팬지를 안고 며칠을 울고 있는 '나나' 생각에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이래저래 물티슈로 마무리해야 하는 나의 결벽증은 오늘도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