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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무당벌레를 보면 시집을 보낸다고 하늘 높이 날려 보내는 놀이를 한 것 같다. 그러면 무당벌레는 고약한 노란 액체를 내 손에 남겨 놓고 그리 멀리 날아가지도 못하고 다시금 잡히곤 했다. 벌써 재혼 신청인가? '신성한 존재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인 애니미즘이 모든 종교의 기원이며 근본 원리라는 주장에 끌리다 보면 만물에 영혼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위험한 근원에 회의를 들게도 하지만 자연에 대해 인간의 겸손을 끝이 없게 만든다. 누군가 나를 다시 한번 하늘로 날려 보내면 어디로 날아 갈지 모르지만 내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곳에 당도하고 싶기도 하지만 이미 그녀의 손안에 노란 액체를 묻혀 놓아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널 벗어날 수 없어도 행복하니 심리까지 조정당하는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