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미 글로 쓸 수 있는 것을 다 썼습니다. 나는 삶이 뭔지 모를 때 글을 썼지요. 이젠 그 의미를 알기 때문에 더 이상 쓸 게 없습니다. 삶은 글로 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저 살아내는 것입니다. 나는 삶을 살아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
유미주의에 빠져 직접 의상을 제작하고 코디한 작가 아름다운 문장의 언어왕인 그는 동성애 사건으로 2년을 감옥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으면서 출감 6개월 전부터 '옥중기'를 집필하기도 했다. 집시처럼 떠돌며 근근이 지인의 도움으로 생활하다 47세에 생을 마감한다. 191cm의 장신인 그가 섬세한 미적 감각의 소유자인 게 생경하지만 가혹한 노동착취로 얻은 잉여가치로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인간이 행복할까? 란 의구심에서 '헌신'을 통해 행복의 길을 찾게 하는 그의 축복 같은 스토리가 그를 아름답게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자신을 남과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해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에게 '평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했다고 한다. 형식과 구조를 중요시하며 특유의 위트 있고 날카롭게 비꼬는 언어유희와 비유, 그리고 모순과 쾌락으로 점철된 인생 자체가 그의 매력"이지만 그의 달변과 자만심이 '그저 살아내기'라는 차원을 세상은 용납하지 않았다. "인생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첫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는 우리가 바라는 것을 얻는 것이다." 양성애자였던 그가 결국 인생을 비극이라 말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부침(浮沈)의 경계가 생사의 기준인 걸 모르고 그는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