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자로 등록한 후 우여곡절 끝에 심방을 맞이하기 위해 수원행 버스에 오르니 20대 후반쯤 보이는 젊은 기사분의 친절한 인사가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버스가 정차할 때마다 빠트리지 않고 승하차 승객에게 정겨운 멘트를 날리는 기사분의 친절한 응대에 기분이 가을 하늘처럼 푸르게 높아져 입가에 미소를 머물게 했다. 차창 풍경을 감상하며 강렬한 햇살이 다가 올 추석에 귀한 열매를 실하게 만들어 놓길 기원하고 있는데 기사분의 통화내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운행코스에 공사구간이 있으니 신호수의 지시에 따라 노선을 변경하고 아파트가 보이면 좌회전 후 교차로 진입해 정상 운행을 당부하며 지시하는 내용 같았다. 얼마 후 눈 앞에 정말 차선 변경 지시등이 켜진 전광판 앞에 신호수가 차량들을 유도하며 신호봉을 움직이고 있었다. 버스는 유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였고 몇 분 후 좌회전을 했는데 아파트 쪽이 아니고 교회 안마당으로 들어서는 게 아닌가? 당황하는 기사분이 주차공간으로 이동해 버스를 돌려 나오려고 하는데 주차공간이 협소해 버스를 돌릴 수가 없었다. 몇 번을 시도해도 각도가 나오지 않으니 결국 후진으로 들어온 길을 빠져나가야 할 상황이었다. 버스 한 대 정도 들어 올 길이라 후진하면서 차량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아슬아슬 급정거를 반복하니 승객들의 동요가 시작되고 급기야 한 할머니가 내려달라고 소리치면서 '승객들에게 인사만 하지 말고 정신 차려 운전이나 똑바로 하라'며 아우성이다. 겨우겨우 교회를 벗어 나 잠시 후 정상 노선으로 진입하면서 사색이 된 기사분이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일단락이 됐지만 happening에 대한 승객들의 각양각색인 태도에서 숨겨진 인격이 드러나 보인다. 자신의 위기감을 떨쳐 낼 방책이 어느 누구에게 불안을 안겨주지는 않을까? 반성을 해 본다. '주가 일하시네 주가 일하시네 신뢰하며 걷는 자에게' 당신만을 주목하면서 순종하는 자세를 유지(維持)할 수 있도록 저를 채찍 하소서! 그런데 버스를 통째로 교회로 인도하시는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