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을 느끼는 대상이 막연한 것일수록 그 열정은 인간을 파멸시킨다. 내 열정의 대상은 권태다. 나는 그 막연함에 압도되고 말았다."(에밀 시오랑)
심한 시련 속에서는 복음서보다 담배가 더 효과적인 도움이 된다던 시오랑은 고독이 필요해서 인간관계를 끊었을 때의 공허감을 대체할 대상으로 神을 지목한다. 그의 지독한 염세주의가 오히려 '열정'이 되어 죽음을 압도한 것 아닐까? 막연하고 막막한 시간의 장막을 걷어 올릴 용기가 필요하다. 얻고자 하는 세상의 모든 것에 지불해야 하는 것이 물질이 아니고 내 생명 같은 시간이었다. 일상이 무료하다가 아니고 유료 하다. 혹시 모를 염세가 기척이라도 하려고 하면 압도할 것이다. 지금 내가 단순하게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