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물건'은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할머니의 말이 결국 진실로 확인되는 엔딩이다.
다이빙하듯 음식의 조리가 끝나면 바닥으로 낙하하는 조제의 하반신은 살아 있는 감각의 최일선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감추기에 바쁜 인생이었기에 세상을 권총으로 겨누고 있었는 줄도 모른다. 언제고 내 곁에 있어 줄 사랑이 있어 휠체어도 필요 없다는 다짐은 마음의 간사와 도망을 예견하기 싫었던 같다. 세상의 풍경과 실체와 냄새를 간절히 그리워 한 조제는 다리를 잃어버린 해저의 인어 공주였을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을 함께 보고 싶다던 조제가 잠시 희망을 이루었지만, 그녀의 다리로 평생을 살아 줄 변함없는 진실한 사랑이 생겼다면 사람들의 고장 난 마음에서 노래가 들리지 않았을까? 지금도 쿵 바닥으로 떨어지는 조제의 하반신 소리에 가슴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