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보듯 카메라의 앵글이 나를 중학생 소년으로 되돌려 놓은 영화였다. 하나씩 기억 창고에서 꺼내어지는 익숙한 표현과 풍경 안에서 자유분방하게 그려지는 광호가 겪게 되는 사건의 엉김이 결국은 엄마의 지독한 분 냄새가 성적 판타지를 가지게 한 간호조무사의 정결한 머릿결 향기와 뽀얀 가슴 살보다도 위대한 모성임을 깨닫게 하고, 편견과 권위에 사로 잡힌 악랄한 선생?으로 인해 친구를 팔아먹은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살게 한 지독한 반이성을 심어 준 어른들의 무모한 악영향은 순수를 정신병원에 감금시키고 있다. 어린 여동생이 죽은 엄마의 옷가지를 부여잡고 엄마 냄새가 난다며 울부짖는 모습에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떠올라 한참 멍하다. 추억 속에는 변하지 않고 고스란히 꿈이 버티고 있어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