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흡입

어디가 끝일까?

by 강홍산하

한강 철교 위에서는 KTX보다 지하철이 더 빠르다. 속력에 대한 반감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게 낯설지 않은 건 나만의 독특한 편견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방편이다.'국민 한 명도 차별 없는 포용적인 국가'란 말을 누군가의 궁리로 대통령이 대독 했다. 이런 실현 가능성 없는 액자 속 문장을 첫눈이 오기 전까지 들어야 하는 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윤도현의 '딤배가게 아가씨" 볼륨을 높였다. 음악이 배경 이미지를 최고로 구축하며 가청 음파로 전달해 주게 하는 악기들이 물감이 되어 그림을 보게 하는 소리라 몸에 장단을 만들어 준다. 진짜 신나는 세션이다. 기분 좋은 파장은 언제나 순응케 하는데 억지로 현판을 걸어 놓게 만드는 인간들이 사람을 불러 모아 잔치만 벌이는 놀이에 이제는 신물이 난다. 퇴근길 지하철 옆자리 여자애들이 미리 짠 각본처럼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나는 한강철교에서 100m 달리기 경주 심판이 되어 방아쇠를 당긴다. 결국 인생의 끝판은 다 같은 곳이니 안심이다. 남들보다 잘 나간다고 언제나 앞선다고 착각하는 인간들이 많은데 살아보니 어느 한지점에서는 분명 추월을 당하고 마는 게 삶이다. 겸손보다 나은 미덕이 있을까? 연대(連帶)와 유대(紐帶)란 단어에 뭉클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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