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 참 어렵다. 너무 힘들다.'란 노래 가사가 가슴에 콕 박혀 아프다. 사람 마음 얻기가 그래서 성공보다도 어려운 것 인걸 갈수록 체감한다. 감정은 내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순간 이동한다. 저만치 밤새 떠난 걸 아침에야 겨우 알았다. 마음을 묶어 놓았다 방심하면 큰 코를 다친다. 사랑은 상대에게 싫증이 나면 금방이라도 떠날 준비를 하니 분주하게 시선을 끌지 못하면 징후도 없이 홀연히 사라진다.
#2 어린 여자애가 남자 친구하고 밤새 시간을 보내다 지하철을 탔나 보다. 피곤한지 연신 고개를 돌리면서 빈 좌석을 찾는다. 앉아 있는 내 앞에서 구원을 요청하는 것 같아 망설이다 내 자리를 내어줬다. 예전 일이 생각 나 아련해진다.
#3 경박스럽게 질겅질겅 껌을 씹는 녀석이 우사인 볼트의 속도를 낼 듯한 멋진 신발을 신고 있다. 외계인 같은 귀 모양을 보아하니 조루가 분명해 보인다. 토끼귀다. 오랜만에 정말 못생긴 여자들이 모여 앉아 있다. 뭘 해도 안 되는 얼굴들이 일제이 화장을 한다. 새로운 피조물이 탄생하고 있다. 그 짧은 시간에 내 시력은 엉망이 되었다. 한 덩치 하는 여자가 급하게 흡연을 한다. 몇 모금 깊게 들어마시는 듯하더니 몇 초 만에 담배 한 대를 다 피운다. 이런 뚱땡이가 내 성기를 빨면 홍콩 갈까?
#4 목이 긴 생머리 여자애가 라운드티에 카라 없는 점퍼를 벗어 팔에 끼고 리포터 복사물을 꺼내 읽는다. 영문이다. '외로운 나그네의 노랫소리'라고 정태춘이 읊졸이는 열차 안에서 품격은 모가지 길어 중얼거리는 미제뿐이다. 믿음의 증표가 기도라는 QT를 집에 두고 나와 아침부터 입에 걸레를 물며 지랄을 떤다.
#5 말똥 같은 똥을 누었다. 항문성교가 이런 기분일까? 차곡차곡 중력으로 만들어진 배설물에서 세상의 압력을 고스란히 느낀다. 참으면 똥이 된다더니 똥통을 뒤집어쓰고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니 내 안에 그리스도는 얼마니 힘이 들까? 뻔한 부끄러움을 나만 경험한다. 오늘도 식중독은 나만 걸렸다. 라디오에서 남진의 목소리가 들린다. '성질 한 번 참으면 인생이 편하다'살다 보면 다들 알게 되는 진실인데 왜들 그리 사나!
#6 여자의 생물학적 나이를 이제는 조물주도 모르게 된 시대이다. 지하철 그 비좁은 공간에서 자유자재로 손가락을 튕기고 두드리는 앞 놈과 뒷년의 신기함에 경의를 표하다 밀착되는 여자의 등판에서 전해지는 브래지어 끈이 감각을 집중시킨다. 남녀가 등만 대고 끈을 풀 수 있는 온도가 있다면 엉뚱한 상상을 하다 가 가스펠 소리에 회개를 한다. 주여~ 용서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