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흡입

carry on ~

by 강홍산하

올드한 여자가 한겨레 신문을 읽으며 요즘 보기 힘든 벙어리장갑에 실 줄을 연결시켜 목에 걸고 앉아 있다. 존 레넌 헤어스타일에 비쩍 마른 체형의 올드한 여자가 안경을 추스른다. 그녀에게 멈춰 버린 시간이 1970년대일까? 출근길 비자발적인 구걸자들이 몸속에 깡통을 숨기고 있다. 누구 깡통이 더 크냐며 숟가락 자랑질을 하는데 시각장애 구걸자가 ' 이 벌레만도 못한 내가~' 찬양을 틀며 지나간다. 진짜 구걸자에게는 더 이상 숨길 게 없다. 신발을 끌지 않고 걸어 다니는 시각장애자는 가짜라는 걸 나는 언제부터 알았을까? 국화 생화 다발을 손에 꼭 쥔 늙은 여자의 얼굴에서 생기가 빠져 있다. 꽃이 시들면 향기도 사라져 수정해 줄 곤충도 찾아오지 않는 건 동식물이 피차일반이다. 소리를 통한 곤충과 조류의 신비한 이야기를 전해 주던 생태학자가 '암컷에 의해 선택되는 수컷'이라는 말을 전해주면 위안이 될까? 자신의 생각을 서슴없이 말했다고 혁명재판소에 끌려가 단두대에 잘린 거리의 여자 마지막 얼굴이 웃는 모습이었다는 '프랑스 혁명사'에 시선이 머물렀다. 왜 하필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는 더디고 지루해 부적응자를 위한 노래가 듣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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