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사촌 ㅎ가 하지정맥으로 응급상황까지 겪게 돼 수술한다는 소식을 엄마가 전해 준다. 방치하고 미루어 두었던 징후가 감당할 수 없는 당혹감을 두른 채 불청객처럼 문을 열고 들어 온 것 같은 게 인생이다. 오전 내내 소속감이 사라진 부랑스러운 불안으로 안절부절못하다 뜻밖의 연락에 잠시 고민을 하던 중 몸이 반응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하기로 했는데 '일의 주체가 아닌 곁따르는 노릇이나 사람'같아 포기를 했다. 잔고가 간당간당한 체크카드에 충전도 하고 시골밥상에서 백반정식을 주문했다. 서너 번을 기름에 튀겨 단단한 나무껍질 같은 고등어는 살점이 거의 없다. 서둘러 콩나물 김칫국에 밥을 말아 구시렁 해결을 하고 계산을 하면서 아무런 말을 안 했다. 평소 같으면 '잘 먹고 갑니다. 고맙습니다.'란 멘트로 감사함을 표현했지만... 나의 소심한 어필이다. 10여분 산책길을 따라 도착한 '이디아'에서 그랜드 아이스 카페모카로 겨우 안정화를 도모하려는데 미팅룸에 중년의 여인들이 가득하다. 망했다. '선구'의 리더를 아모마메가 다른 세상으로 보내려는 페이지에서 덮어 버린다. '시선이 급속히 힘을 잃어 가는 것을 마치 누군가 건물 뒤편에서 수도꼭지를 잠가 버린 것처럼"이란 문장에서 둔탁하게 놀라며 의심했다. 그녀가 어제 꿈속에서 담임목사를 만났는데 러닝셔츠 차림으로 구겨진 만원을 나에게 주었단다. 관습적인 종교적 선행을 벗어 난 길조로 받아 드리려다 삶은 계란을 다시 삶아 버리면 안 되는데... 1분 진료로 자판기처럼 처방전을 발행 주는 동네 ㅅ의원 의사가 담임목사 하고 왜 겹쳐 보이며 껍질 벗긴 보리쌀이 입안에서 미끄러지면서 침샘을 자극하는 착각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