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흡입

아버지가 곁에 있다.

by 강홍산하

충족만 구비되면 냉큼 본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생이 하찮다. 알코올, 돈, 여자에 취약해 주기도문으로 희롱의 농락에서 오늘도 지켜 주소서! 삶을 유지하는데 돈과 연결되지 않은 사소한 것조차 없어져 버린 도시에서 날마다 나는 아니라고 양치기 소년처럼 외치고 있는데 아무도 믿어주질 않는다. 고백하는데 새빨간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산다. '그리스도 본받아 살면서...' 아침 찬양에 경망스럽게 눈물이 찔금 거리며 부지불식간 이웃의 도움을 받으며 살면서 이웃을 돕는 자리를 외면한 나를 매우 치소서! 현실의 기대감은 언제나 신기루처럼 다가서면 사라진다. '인성에 문제 있나?' 솔직하게 '인성'에 전혀 문제가 없는 인간이 있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쪽박 깨지는 상황을 벗어나 우울해진 기분을 상쇄하려 그녀와의 추억이 가득한 공간에 앉아 카페모카를 기다리다 귀에 착 감기는 노래가 흐른다. ' ... 세뇨리따 울랄라~' 입술로 단추를 풀고... 예전의 두툼한 지갑에서 향수를 꺼내고 있다. 매일 섹스를 한다는 '마음 약사'가 C타입, G타입 특징을 설명하는 유튜브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유명세가 혹독한 검증을 받는 시대인데... 간섭당하지 않는 시간에서 흐르는 음악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혼잣말도 대상이 있고 상황에 따라 연출도 다른 복합적이고 예측이 안 되는 한국인으로 태어난 걸 감사하고 있다가 이런 불손한 망상을 할 때마다 어김없이 출현하시는 그녀와 융건릉으로 답사를 떠났다. 완만한 산세 양쪽으로 빼꼭하게 소나무가 하늘로 솟아 있다. 올려다보면 좌측에 정조, 우측으로 사도세자(장조) 내려다보면 반대 방향이다. 할아버지 영조에게 죽임을 당한 사도의 울음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산 비운의 정조대왕은 건릉과 융릉을 비공개와 공개로 조성해 놓았다. 사도의 능은 드러나고 정조는 숨겨져 있다. 홍살문에 들어서면서 그들의 영혼을 마중하는 어로를 따라 역사의 간격을 좁혀 나가다 정조의 숨결이 가을 햇살처럼 정겹다. 짙은 피톤치드 향이 코끝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화성은 지구의 미래 같은 시간의 행성인데 정조의 꿈에는 사도가 살아 화살의 시위를 당겨주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립고 그리운 아버지가 조선의 왕위보다 더 값지고 사랑스럽다. 죽어서도 내 곁에 계신 부모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desp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