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를 공급받아야 살아갈 수 있는 것만 빼면 천혜의 섬 안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어부로 살아간다. 흔하게 표현하면 누구네 집 숟가락까지 파악할 수 있는 공동체 운명이랄까? 어눌한 말투에 체질적으로 뱃멀미를 하는 허약한 마리오가 이 섬에서 할 수 일은 전혀 없다. 궁여지책 아메리칸드림으로 아버지의 눈칫밥을 벗어나려는 시기에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칠레의 네루다 시인이 망명 아닌 망명으로 이 섬에 머물게 되었다. 운명 같은 시간으로 마리오는 시인의 전담 우체부로 채용된다. 시인의 집은 범접하기 힘든 문장처럼 산언덕을 오르고 올라야 올라설 수 있는 섬의 상부에 자리 잡고 있어 시의 형식처럼 느껴졌다. 은유, 운율, 리듬.... 인간의 내재된 생각의 언어가 문학으로 재생산되는 소비재가 독과점일 수는 없는데 문법을 만들어 출입증을 발부한다. 마리오의 잠재되어 있던 재능은 네루다로 통해 사랑으로 승화되어 서글픈 그물을 벗겨내고 주체가 되어 간다. "인간으로 사는 것에 지친다"에서 출발한 울림이 마리오에게 살아 있는 '소리'가 시로 만들어진다. 감동을 언어로 문장으로 소리로.... 어느 것 하나 은유가 없어도 전해질 수 있다. 보고 듣는 인간의 판단은 적확하다. 명성 있는 인간에게 가치 없는 것이 숭고함이 되어 읽지 않아도 시가 되었다. '인간은 필요할 때만 친절해'라는 대사를 듣다가 마리오의 신부 젖가슴이 아른거린다. 오늘 나의 친절이 들키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