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흡입

가까운 파리바게트로 간다.

by 강홍산하

소설을 쓰면서 옆구리에 바게트를 끼고 헤밍웨이와 모네가 걸었던 파리에서 살고 싶은 시나리오 작가는 시계가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자신이 숭배하는 사람들과 조우하는 시간 여행을 겪게 된다. 이전 시대에 살았으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믿음이 고통스러운 현재를 부정하게 되는 그 오류의 이름이 바로 '황금시대의 사고'인데 다른 시대가 현재보다 나을 거라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빗속의 거리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얻어 탄 차량이 1920년대 파리로 초청을 받는다. '당신이 날 최면에 빠져들게 만들어요' 노래가 거리로 내려앉으면 불빛에 타오르는 연기처럼 예술이 사교가 되는 공간에서 시간을 장작 삼아 이야기를 엮어내는 깨고 싶지 않은 꿈길이 된다. 남자의 몽환을 걷어내는 여자의 손길이 차갑다. 오늘 비가 온다니 파리바게트에서 크루아상을 만나 뵈러 가야겠다. 혹시라도 마차가 지나가다 나를 태우려고 멈춘다면.... 근처에 당근마켓이 없어 완곡하게 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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