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이 없는 소'란 말에 유레카를 외친 경허 스님처럼 자의든 타의든 고삐로 인해 끌려다니지 않을 자유인으로 살기가 힘든 세상이 되었다. 출세와 부귀영화에 현혹된 남편을 팽개치고 '나는 다른 사람에게 제약당하고 살 수는 없다'며 산속으로 들어가 버린 여인은 무엇을 지키려고 했을까?
포섭(包攝)의 투망이 너무들 촘촘하게 엮여 있어 구역질이 난다. 내 마음이 바람결에 휘날리는 것 같았는데 정작 바람은 불지 않았다. 나를 유지(維持)하는 게 퇴행성 무릎처럼 버겁다. 무엇이 진실에 다가서게 만들까? 도대체 아무것도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 지나치는 바람이 나뭇잎 같은 내 마음만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