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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성흡입

태초에는 침묵뿐이었다.

by 강홍산하

세상의 분주함, 고단함, 소란함이 자연의 역습에 모두 다 마스크로 입을 닫고 침묵으로 회개한다. 주여~ 우리를 긍휼히 여기사 즉시, 온전히, 기쁘게 순종하게 하소서! 타원형의 육교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다가 한 지점에서 그녀와 만난다. 결국 돌고 돌다 만나게 되는 이치이니 사는 게 불안을 떨쳐내기 위한 몸부림 같다. 인간에 대한 적대감, 기피가 거리를 둔다고 해결이 될까? 알게 모르게 그래서 알면 알수록 불편해지고 모르는 게 상책인 인간관계인데 언제 우리가 격리되지 않은 시간이 있었을까? 기후의 변화가 72 절기이고 손오공의 둔갑술은 72가지라는데 살면서 인간의 변신술은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 올바른 삶의 태도와 실천에 따라 우리가 기대할 믿음의 증거가 생긴다. '어떠한 결론이나 결과에 이른 까닭이나 근거.'가 늘 합리적이지 못해도 회복의 기도를 위해 골방에 들어서게 하시니 감사를 드린다. "어떻게 살 것인가? 몽테뉴가 제시하는 '답'은 나는 무엇을 아는가! 우리는 가장 모르는 것일수록 가장 확고하게 믿는다." 예수를 언급할 때마다 소크라테스를 거론한 몽테뉴는 종교적 회의가 있으면서도 죽을 때까지 가톨릭 신자였다니 인간은 언제나 모순덩어리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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