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감정이 꼬여 일상이 딴지에 걸려 궁상맞은 얼굴로 혁명의 단초를 맞이하는 4월이 나에게는 지독하게 처량하다. 촉박하게 시간이 다가서며 코너로 몰아붙이니 초조해서 그런지 결과물이 선뜻 나올지 미지수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부자연스러우니 필체도 어수선하고 무엇이든 차분하고 신중하지 못해 기필코 난처해진다. 내 인생이 늘 자승자박의 산물이니 숙주보다는 기생충에 가깝다. 정거장에서 다시 볼 일이 거의 없는 낯선 승객들이 오히려 편하다. " 맵씨나 빛깔이 눈에 드러나 비치는 것"이 때깔인데 표준어라니 조금 신기해졌다. 면목이 없어 노심초사 기다리는데 연락이 왔다. 내심 조율 중이라 믿고 싶지만, 현실은 언제나 정반대로 움직이는 걸 경험적으로 터득하니 연기처럼 흩어지는 몽상이다. 편집성 욕구는 놀이처럼 진화한다. 만족은 스스로가 만든 유희이고.... 스토리가 잘 짜인 멜로는 포르노를 압도한다. 윤리, 도덕, 가치.... 아무런 제약이 없을 때 인간은 숙명 같은 반응을 얻어낸다. 불행과 이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데 늘 후회스럽다. 판타지에 불을 지핀다. 그냥 모든 게 속임수 같은 인생이다. 소문난 김밥집 남자는 말 못 하는 장애를 선한 웃음으로 대신해도 어떤 유창한 화술보다 깊숙하게 진심을 전해주며 삶을 비옥한 터전으로 만들어 가는데.... 나는 줄을 지어 발을 맞추어 가는 대열에서 왼발의 구호에도 자꾸만 우라질 오른발이 먼저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