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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홍산하 May 05. 2021

유배가 유토피아를 만들었다.

 신념, 종교, 신분, 불평등, 제도, 정치, 이념, 해악, 젠더.... 시대를 불문하고 충돌하고 부딪혀야 할 장벽과 문제들 앞에서 인간이 올바르게 선택하고 실천할 과제를 깨달음을 통해 공동체로 다가서게 만들어 가며 '음침하고 어두워 두려운' 대상인 흑산도를 연대와 화합의 자산(玆山)으로 각색해 시대물이 아닌 시사(示唆)로 재현한 영화 '자산어보'의 주인공은 백성이다. 억울하고 슬픈 일이 생기면 고동(소라)이 소리를 낸다. 수북하게 쌓인 고동(소라) 더미에서 사람들의 비명 같은 울부짖음이 하늘에 퍼진다. 그래도 빈 껍데기 고동(소라) 안에 파랑새가 둥지를 틀었다." 홍어가 교합 중에 한 쌍으로 올라오는 것을 설명하면서, 암컷은 먹을 것 때문에 죽고 수컷은 음탕함 때문에 죽는 것이니, 음란함을 탐하는 자들에게 경계가 될 만하다” 벼슬아치, 임금도 필요 없는 세상의 주인은 백성이다. 유배 같은 광야의 시간이 유토피아를 만들어 버린다. 스스로가 속이는 무례한 망상을 하면서 '창대'의 수중 키스신은 물 건너갔다. 번번이 낙동강 오리알 '별장' 역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해 낸 조우진은 역시 명품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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