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에게 문자를 보내니 '마음정리 잘하라'는 단답이다. 궁여지책 부표 없는 산책이 오히려 부랑스럽다. 이별을 준비하는 최소의 시간이 21일 이상은 필요하다니 익숙한 것에 대한 예의로 느껴졌다. 젠더의 존중은 인격의 배척이 아니라 오브제 대입이다. 함부로 경시할 대상은 없다로 시작하는 인식의 태도이다. 무너진 일상을 올바르게 세울 기회이다.(후일 이 다짐은 무책임한 구두선에 불과) 미성숙한 자아를 견고하며 신중하게... 잉크 내음이 향기로 숙고한다. 곤두서는 시간이 송곳으로 폐부를 파고드는 것처럼 고통은 여전하지만 억지로 성사되는 것은 없다. '회자정리'가 슬프지만 고맙고 미안하게... 그렇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섭리에 순종한다면 화해와 용서는 열매이다. 그래서 일기는 오늘만의 기록이라 '유종의 미'로 다독거린다. 불가역 하지만 전지적 시점 같아 왠지 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