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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May 28. 2020

퍼퓸힐러 향료를 말하다.

내가 쓰는 향료를 정리하면서

페티그레인 Petitgrain _ 탑노트

아낌없이 주는 나무......

분명 동화 속 이야기는 아름답죠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현실에서는 볼 수 없어 그래서 마냥 아름답죠......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건 오렌지 나무입니다. 정확히는 비터 오렌지 나무죠, 그 과육은 맛이 없어 누구도 찾지 않지만 꽃, 잎사귀, 가지 속에 있는 특유의 정유는 향기로워서 누구나 찾는 나무가 되었어요, 맛없는 과육은 꽃을 따 향료를 추출하다 보니 거의 볼 일이 없고 꽃이 없어지면 잎사귀에서 또 가지에서 정유를 추출하여 정제하고 분류하여 네롤리라는 이름으로 비터 오렌지 플로워로 페티그레인으로 각기 다른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네요.


페티그레인은 보통 과육 정확히는 과피에서 추출하는 향료와는 다는 싱그러움과 조금은 거친 분위기의 향기를 가진 향료예요, 봄과 여름에 잘 어울린 거 같은 밝고 시원하면서도 가벼운 인상은 시트러스 노트만이 가지고 있는 경쾌함을 아주 잘 나타내어 주는 향료인 거죠, 풍성하게 느껴지는 싱그러움 속에 묘한 상큼함과 발랄함은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고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상큼한 향기가 특징인 향료들 보다 자연스러운 싱그러움과 가벼움으로 질리지 않는 인상을 만들어주고 거의 모든 타입의 향수에 쓸 수 있어서 공부할 것이 많은 향료이기도 하네요, 여름에 쓰기 좋은 그른 플로럴 향수의 첫인상으로 프루티 플로럴의 진한 달콤함을 조금은 가볍게 해 주면서 싱그럽게 만들어서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요, 흔히 일상적인 스킨 향취의 푸제르 타입을 경쾌하고 산뜻하게 만들어 주어서 뻔해 보이는 인상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는 향료입니다.


비터 오렌지 꽃의 추출물인 네롤리와의 조화는 꼭 이야기해야 할거 같아요, 비누같이 투명한 향기가 특징인 네롤리에 페티그레인 그리고 오렌지 플로럴 향료는 진정한 오렌지 나무로의 합체가 아닐까 합니다, 각기 다른 부분에서 정유를 취해서 나누어진 향기가 새로이 하나가 되는 느낌은 향수라기보다 자연의 그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인 거죠,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없는 자연적인 향긋함, 기분 좋아지는 향기 늘 가까이하고 싶은 향수 언젠가 꼭 만들고 싶은 자연스러운 향기에 그 향수에 페티그레인이 들어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무더운 날에 끌리는 향기는 어떤 걸까요? 저마다 취향 있으니까 정답은 없는 거겠죠? 그냥 편하게 떠오르는 향기는 시원한 분위기의 물 향기? 달콤함이 가득한 과일 향기? 아니면 비누같이 깨끗한 향기? 아니면 숲에서 부는 상쾌한 바람 같은 향기? 이런 게 떠오르네요, 이 모든 향수에 페티그레인을 자유롭게 상상하며 넣어 봤어요, 작은 작업실에서 일과를 끝내고 천천히 머리만으로 만든 생각한 그 향기를 향수의 느낌은 어떨까? 취향에 맞는 향기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요.


전 늘 향기를 만들 때면 균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굳이 일부로 긴장하며 맞추기보다 그냥 자연스레 스며들듯이 그렇게 제가 만든 향수는 향기로운 균형 속에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향수로 만들어지고 있네요, 그래서일까요? 페티그레인을 넣은 향기들은 싱그러우면서도 상쾌한 분위기가 제법 잘 어울리는 향수가 되더라고요.


지난 며칠은 왠지 지치는 날들이었어요, 새롭게 준비한 것을 하나씩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얼마 남지 않는 배터리처럼 충전이 필요하게 된 거 같아요, 그래서 조금 더 자고 책을 보면서 보고 싶던 영화를 보면서 조금씩 충전을 하면서 글 쓰는 걸 잠시 멈추었습니다, 억지로 쓰는 게 가장 싫어서요, 글쓴이가 억지로 쓰데 글을 읽는 사람이 그걸 모를까? 그래서 잠깐 멈추고 다시 써보고 있어요,


새로운 향료를 찾고 샘플을 구매하고 일과가 끝나면 새벽쯤 작은 작업실에서 하니씩 공부하면서 나를 찾아주는 사람에게 부족하지 않게 자신 있게 향료를 추천하고 그 조화를 이야기하고 같이 느끼며 공유하고 싶으니까요, 이제 40여가 중에 6가지를 공방에 가지고 와서 향료는 총 148가지가 되었네요, 앞으로 총 186가지의 향기를 공방에 빠르게 드릴 수 있도록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공부하고 연구해서 더 향기롭게 좋은 향수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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