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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Jun 04. 2020

퍼퓸힐러 향료를 말하다.

내가 쓰는 향료를 정리하면서

한라봉 Hanrabong _ 탑 노트

귤만 먹다 왠지 다른 걸 먹고 싶으면 한 번쯤 사 먹던 한라봉 오렌지와도 귤과도 다른 향기 그리고 맛은 분명 매력적이죠, 조금만 더 싸면 많이 먹겠는데....


시트러스 노트 중 상당수가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과일 향기이라서 한라봉은 더욱 정감이 가는 향료네요, 한라봉과 같이 한국적인 분위기를 가진 시트러스 노트 향료로는 제주감귤 향도 있는데 아직 전 없어서 글로 쓰는 건 조금 더 나중으로 남겨야 할거 같네요.


한라봉의 향기는 비터 쪽보단 스위티 쪽에 더 가깝다는 게 저의 생각이에요, 상큼함도 풍성하지만 맛에서 느낄 수 있었던 달콤함도 풍부하게 있어서 특유의 향기를 좋아하신다면 꼭 써보는 걸 추천합니다, 쥬시 한 느낌 강했던 스위트오렌지는 자칫 질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한라봉의 달콤한 향기는 조금 더 깨끗하게 느껴지는 게 썩 마음에 들거든요.


글로써 다 전할 수 없는 한라봉의 향기 묘하게 다른 그러면서도 익숙한 그 향기는 자몽보단 부드럽고 오렌지보단 가볍고 귤과 비슷한 달콤함에 정말 잘 찾은 향료라는 생각뿐이네요, 이러한 향료를 어떠한 향료와 조화로울까 고민하다 크게 3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진한 가을색을 닮은 초콜릿과의 한라봉의 향기.

가을의 색으로 시작하는 싶은 건 부드러운 밀크 초콜릿이 꼭 가을의 롱 코트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며, 제주에 가면 생각나는 하르방 초콜릿의 향기가 첫 시작이면 좋을 거 같아서입니다, 공방에도 손님을 위한 초콜릿을 늘 넉넉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짧은 시간 동안 여러 향기를 코가 피로하니까 그때 단 거만큼 좋은 게 없으니까요.

라스트 노트의 변조 제로 사용하고 있는 초콜릿은 아주 소량 보통은 2~4% 정도로 구성하여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요, 특유의 발사믹 한 감성과 살짝 무거워 보이는 분위기를 한라봉으로 전하면 어디서 본듯한 향기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향기는 익숙함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산품으로 보던 초콜릿의 맛을 향수의 포인트로 담고 초콜릿에 제법 잘 어울리는 우드 노트를 중점으로 향기를 만들면 중성적인 분위기를 가진 향수가 되는 거죠. 정말 가을 같은 향기가 아닐까 합니다.

*추천 향료

탑 노트 베르가모트, 한라봉, 클로브

미들 노트 제라늄, 로터스, 비터 오렌지 플로워

라스트 노트 산달 우드, 벤조인 시암, 초콜릿


2. 여름날의 트로피컬 파인애플과 한라봉의 향기.

상상 속의 향기 중 하나인 열대과일의 조화로움을 담은 향수인데요, 저마다 꼭 다양하게 만들고 싶은 그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한 가지 주제에 다양한 분위기의 향기가 있는 향수를 만들고 싶어요, 10가지 20가지 이렇게 정하고 하나씩 캐릭터를 만들 거 가듯이 만들고 싶은데 그 시작이 저에겐 트로피컬의 다양한 향수입니다.

탑 노트에 라임과 파인애플로 상큼함과 가벼움으로 시작을 하면 좋을 거 같고요, 한라봉으로 여름에 어울리는 상쾌함을 주는 것도 꼭 하고요, 미들 노트는 오이와 티트리, 오키드(난 꽃)의 깨끗하고 맑은 향기로 자칫 너무 달콤하기만 한 인상을 깔끔하면서도 풍성하게 만드는 거죠, 라스트 노트는 화이트 머스크로 깔끔한 분위기를 모스로 살짝 세련되게 그리고 미들 노트에 있는 아쿠아를 써서 가볍게 만들면 좋을 거 같아요, 우드의 감성이 그다지이라면 물 향기가 맑게 전해지는 것으로 정리하는 것이죠.

*추천 향료

탑 노트 라임, 파인애플, 한라봉

미들 노트 오이, 티트리, 오키드

라스트 노트 모스, 화이트 머스크, 아쿠아


3. 뻔한 듯하지만 다르게 에니멀릭 시트러스

한라봉과 베르가모트에 더 매력적으로 자몽으로 탑 노트를 시작하면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인상을 줄 수 있어요, 보통 데일리로 많이 사용하는 남성적인 향수에는 시트러스의 만다린과 베르가모트 레몬 등이 쓰이는데 이들의 다양한 비율의 조합이 조금씩 다른 분위기와 향기를 만드는 거죠. 이번 향수의 핵심은 미들 노트의 알데하이드와 시벳 켓(한자어로 영묘향, 사향고양이) 또는 비버(해리향, 바다 삵 향)인데요 알데 하이드는 에니멀릭한 향기를 더욱 풍성하고 인상적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꼭 추천하고 싶은 향료입니다.

시벳 켓은 보통 여성의 아름다움과 매력적인 분위기를 더욱 화려하게 만드는데 아주 소량 사용하는데요, 특유의 향기가 꼭 고양이의 소변이나 대변과 같이 코를 찌르는듯하여 많은 분들이 사용을 꺼리는 향료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쓰도록 하고, 비버 또한 자극적이며 무거운 인상을 가진 향료로 남성적인 매력을 더욱 선명하게 하는 향료입니다.

라스트는 역시나 머스키 노트의 조화를 위해 화이트 머스크에 머스크 우디 노트인 파촐리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정리하면 좋을 거 같네요, 머스키 노트는 기본적으로 긴 지속력을 가지고 있어요, 비율에 따라서 편안함에서부터 강렬함까지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서 저마다 원하는 매력을 향기로 만들 수 있어요.

*추천 향료

탑 노트 베르가모트, 자몽, 한라봉

미들 노트 알데하이드, 시벳 켓, 일랑일랑

라스트 노트 머스크, 화이트 머스크, 패출리


나중에 또 새로운 시트러스 향료를 찾게 되면 또다시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험하면서 저의 것으로 만들겠죠? 시트러스 노트에 대한 저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잠시 멈추겠습니다.  공방에 새로운 향료를 준비하는 것 그 향료를 찾는 것 그리고 작업실에서 새로운 그 무언가의 향기를 찾는 것 그 모두가 즐거운 저의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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