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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Jun 16. 2020

퍼퓸힐러 향료를 말하다.

내가 쓰는 향료를 정리하면서

녹차 Green tea _ 탑 노트

향기를 직접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조향학에서도 그 단계별로 몸으로 느껴지는 난이도가 있더군요, 조금씩 받아들이는 차이는 있지만 특히나 변조제로 활용하는 Green note 계열의 향료는 진짜 어려운 거 같아요, 교과서적인 기준으로 보면 전체에 아주 소량만 들어가는 어찌 보면 크게 신경 쓸 것이 없을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절대 아니라는 걸 말이죠. 


내가 상상해서 하나의 온전한 향수를 만들기 위한 그 중간 단계가 샘플을 만드는 것인데, 그 샘플에 들어가는 소량의 변조제가 만드는 향기의 분위기는 절대 소량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서 어렵다는 생각을 을 하고 있어요, 익숙하다고 많이 만들어 봤으니까 그냥 이렇게 하면 돼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게 되면 바로 티가 나니까요.


무엇을 상상하냐에 따라 다르지만 Green note를 포인트로 하여 만드는 향기의 몇 가지 공통점을 이야기하자면 일단 싱그럽다, 자연스럽다, 가볍다, 깨끗한 인상을 준다, 중성적이다, 편안하다, 이런 게 아닐까 해요 꽃이 가진 화려함에 자연스러움을 더 하는 향료로써 그리고 달콤함이 가득한 오리엔탈 타입에 가벼움을 주어서 더 편안하게 만든다든지, 시원하고 깔끔한 물의 향기에 산뜻함을 더해주는 것처럼, 녹차가 가진 향기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향기는 참으로 많은 거 같아요.


Green tea 향료는 천연향료, 조합 향료, 식 향료 모든 것에 다 있어요, 특히나 화장품의 향장 향료로 들어가는 조합 향료는 정말 많이 익숙한 향기예요, 자연주의 화장품에서 은은하게 발향하는 향기로 묘하게 상큼하면서도 가볍고 투명하지 않는 인상이 정말 많은 사람에게 익숙함으로 다가오는 향료인 거죠, 반면 천연향료는 제조사별로 조금씩 다른데, 어떤 향료는 잔디에서 느껴지는 억센 풀 향기가 강한 것도 있고, 어떤 향료는 은은하면서도 튀는 것 없이 잔잔하게 발향하는 향료도 있어요, 취향에 맞게 시향하고 사용하면 되는 것이니까 어려울 건 없는 거 같아요, 간단하게 식 향료로서의 Green tea는 마냥 마시는 음료에서 느껴지는 뭔가 다른 것이 느껴지는 녹차향?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 거 같아요, 티백으로 우려서 마시는 맛과는 조금 다른 향기가 식 향료로서의 Green tea가 아닐까 합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향수의 선호도에서 본다면 화이트 플로럴 타입의 꽃 향기 가득한 향수보단 은은하게 전해지는 싱그러운 그린 플로럴 향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제가 조사한 하나의 결과입니다. 이러한 향수가 어울리는 계절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초여름이 아닐까 해요, 난 꽃이나 아카시아 또는 바이올렛처럼 싱그러움이 가득한 꽃 향기의 포인트로 녹차의 은은함이 더해지면 마냥 더운 여름에도 향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물론 시원한 실내 활동이 더 많은 여름에 이러한 향기만 써야 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여름이라는 감성이 늘 오는 여름이 이러한 향기를 만들게 하는 것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라스트 노트에 있는 다양한 우디(Woody) 향료들과의 조화를 이야기하고 싶네요, 숲의 향기로 힐링하는 향기도 좋지만, 담담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전해지는 나무의 향기 속 녹차의 향기도 좋은 거 같아요,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향기로, 여름에 자칫 자극적이고 무겁게만 보일 수 있는 나무의 향기를 정말 기본 좋게 만들어 주니까요, 부담 없이 부드럽고 포근하게 향기를 느끼고 싶다면 Sandal wood와 깔끔하고 멋스럽게 향기를 전해주고 싶다면 Ceder wood로 여기에 조금 더 가볍게 Bergamot으로 균형미를 잡으면 더욱 여름에 쓰기 좋은 우드 향수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남은 공간은 하나씩 스스로 채워보는 재미를 위해 남겨 놓을게요.


Green tea 향료를 공부하면서 최근에서야 천연향료를 공방에 드리게 되었어요, 보다 익숙하였던 조합 향료의 향기와 천연의 향기를 같이 느껴보고 더 끌리는 것을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그래서 준비하였네요, 많이 늦은 감도 있지만 하나씩 천천히 준비하면서 다양함을 보고 느끼고 내가 가지고 싶은 그 무언가의 향기를 직접 만드는 전 과정에 소홀함이 없도록 늘 준비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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