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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May 06. 2021

어릴 적에 한 번쯤은 본 거잖아. Quince

Top note Quince 변조제

이미지는 픽사 베이를 통해서 다운로드하였습니다.

영어 이름은 뭐지? 하는 열매 모과입니다, 저도 어릴 적 차에서 본 기억이 가장 선명하네요,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 경험한 것은 모과 청의 달큼한 향기와 따스함이 기억으로 남고요....


호 불호가 제법 큰 열매로 알려진 Quince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표면의 왠지 모를 기름 같은 것과 딱딱하고 조금은 투박하게 생긴 모양 때문에 어른들이나 좋아하는 것이라고 어릴 적에 생각하곤 하였죠, 특유의 향기는 나쁘지 않은데 쉽게 일상에서 접하지 않았던 지라, 그냥 길에 있는 돌멩이를 보는 듯 여겼죠.


학교에 화단 어딘가에 있던 나무에 열린 Quince의 모습도 지금에서야 기억에 남아 그랬지... 하기도 하고요, 이러한 기억 때문일까요? 향긋함을 그냥 오랫동안 방치해도 즐길 수 있어서 관상용으로 천연의 방향제처럼 쓰이는 게 당연하다고 기억에 있어 지금에서야 공방에서 은은하고 향긋하게 그리고 왠지 모를 정감이 생기는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향료로 사용하고 있네요.


향료로서의 Quince는 매우 가벼운 향기입니다, 그렇게 진하지도 않고 무겁게 느껴지지도 않고 맑은 차를 마시듯 그러한 은은함이 서려있는 향긋한 과육의 향기인 것이죠, 향료를 연구할 때도 그러한 인상이 있은 것을 알게 되면서 화려함보다는 수수함으로 무거움보단 가벼움으로 선명함보단 은은함으로 향료를 사용하면 좋다는 것을 하나씩 하니씩 맞춰 나간 것이죠.


어찌 보면 기억에서의 답이랄까요? 진하게 느껴지면 은근히 머리가 어지러운 느낌까지도 드니까요 그래서 자극적인 달콤함을 연출하기보단 자연스럽게 스며들듯 연한 향기로 쓰는 것을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Quince의 특성은 성적인 구분 없이 편하게 향수의 포인트로 쓰기 좋은 향료라 균형에 맞게 향료의 비율만 조정한다면 불편함은 전혀 없는 나만의 향기가 되는 것이죠.


가장 쉽게 연출할 수 있는 향수로는 Quince를 메인으로 하여 만들 수 있는 프루티 우디 타입의 향수가 아닐까 하네요, 베이스 노트에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는 우드 노트 향료를 다양하게 선택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산달 우드, 바닐라처럼 달콤함이 좋은 벤조인 시암, 오래된 듯한 느낌을 주는 프랑킨센스, 살짝 거친 느낌을 주는 베티버로 중심을 잡고 로즈우드의 풍성함과 맑은 오키드, 여기에 살짝 달콤함을 더하기 위에 용과로 안정감을 주는 것이죠, 이제부터가 중요한데요 탑 노트의 베르가못, 만다린 오렌지로 가벼우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심플하게 만드는 거죠, 이렇게 모든 것이 준비가 되면 Quince를 정점에 두어서 모과나무에 따스한 볕이 들고 은은하게 전해지는 바람에 기분 좋은 향기가 실려 나에게 다가오는 듯한 그러한 편안함을 가득 담은 향수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향수이지만 향수라기보단 자연 어딘가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상상한 저의 향기로 이것 말고도 더 많은 다양함을 가진 향수를 만들 수 있으니까 저마다 생각하고 있는 마음에 품고 있는 향기를 자기 전 보던 한쪽의 책처럼 다시금 꺼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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