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3
친애하는 그대에게
오늘은 많이 늦은 인사를 드립니다, 공방에서의 하루가 유독 긴 시간이라 이제야 인사를 드리네요.
내일은 그동안 고대하던 시향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시향용 향수를 다 만들지는 못 하였지만 그래도 내일이라도 만들 수 있게 준비는 하였습니다.
가끔씩 저의 일처리에 놀라시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재미있다는 듯 보시던 눈길에 전 큰 반응 없이 저의 일만을 하였지요, 혹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늘 다음을 생각하는 버릇은 다른 이들에게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쳐 그다지 좋은 평판을 아니었지만, 이것이 저의 성격이니 전 그저 좋을 대로 행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다 같지는 않다는 말이 머리를 스칠 때면 가끔 그때가 마냥 그립기만 합니다.
이제 다음 주면 다시 공부하였던 향료들에 대한 글을 쓸 수 있을 듯합니다, 그동안 뭔가 늘 마음에 차지 않아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였거든요, 가끔은 이렇게 잠시 마냥 다른 것에 집중하여 때가 오길 바라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합니다, 그대가 하셨던 것처럼...
이렇게 편지로 인사를 드릴 때마다 그대와의 일들이 화수분처럼 생각나기만 하네요, 전 아직도 그곳에서 단 한 걸음도 나오지 않았나 봅니다.
감정적이다, 부정적이다, 답답하다, 느리다, 고집이 세다, 이런 몇몇 단어로 저를 정의하던 게 떠오르지만 아직도 그 단어들이 주홍글씨처럼 스스로에게 매달려 있는 듯합니다.
늘 이렇게 푸념하는 듯 인사만 드려서 송구할 따름입니다, 그럼 늘 안녕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