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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May 11. 2020

퍼퓸힐러 향료를 말하다.

내가 쓰는 향료를 정리하면서

베르가못 Bergamot _ 탑 노트

베르가못 Bergamot _ 탑 노트

감귤류에 속하는 과일로 사진 속 모습을 보면 뭐지? 왠지 불쌍한 모습인데, 엄청나게 맛은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조향을 공부하기 전에는 이런 과일이 세상에 있었는지도 모르던 굳이 알고 싶지도 않았던 이 과일의 향기가 조향을 배우고 작은 공방을 4년째 하는 지금에서는 가장 손이 가고 향수를 만들 때 매일 같이 쓰는 향료가 되었네요.


Citrus note 혹은 감귤류 향료라 이야기하는 향료를 중 하나인 베르가못는 주로 두꺼운 껍질을 압착 추출하여 정유를 뽑고 정제하여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에요, 또는 여러 합성 향료를 가지고 조합을 하여 조합 향료로 만들어 비슷한 향기를 가진 향료로 쓰기도 하고요, 지극히 비용적인 측면에서 경제력이 있다면 누구나 그러하게 생산해서 판매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드네요, 압착하여 추출한 향료는 껍질의 그 색과 비슷한 맑은 청색을 띠고 있어요, 원액은 진하니까 바로 쓰기는 힘들어서 사람들이 향기롭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희석에서 향수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는 건 당연한 이야기니까 넘기고, 오 드 코롱이라 이야기하던 옛 향수에 들어간 이 향료는 기분 좋은 산뜻함과 과하지 않는 달콤한 향기가 특징인 향료예요.


지금도 비교적 많은 사람이 찾는 샤워 코롱 또는 오 드 코롱 향수에 많은 비율로 들어가는 향료 아쉽게도 지속력이 짧은 편이라 가방 한편에 늘 두면서 향이 옅은 느낌이 들거나 기분이 처지는 느낌이 들면 물을 마시듯 손목과 어깨 위로 한두 번 뿌려 다시금 상큼한 향기를 덧쓰듯이 즐기는 조금은 뭔가 많이 아쉬운 향료죠.


Top note 향료로 구분한 건 왜인가요? 왜 탑 노트에 베르가못가 있죠?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있다면 이것으로 충분히 답이 되었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추출하고 정제한 오일로 향수를 만들 전 옛날에도 그 지속력은 짧았고 지금도 짧아요, 특유의 휘발성이 강한 향료, 20~30분이면 은은하게 잔향도 옅게 변하는 가벼운 향료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화학의 구조식을 규명하고 그 특성을 알아보고 정리하면 


네! 이 베르가못 향료는 지속력은 매우 짧은 편에 속하는 아주 가벼운 향료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요.


베르가못는 향료로써 역사적 가치도 매우 높은 편이에요, 왕과 여왕에게 진상하기 위하여 만든 향수 목욕을 할 때 욕조에 붓고 그 향기로 몸을 씻던 과거에서 지금은 더 많이 발전된 모습으로 나와 같은 향기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쓰이고 있어요, '조화제' 탑 노트의 조화제로 더 잘 알고 있는 이 향료는 여러 타입의 향수의 만들 때 어쩌면 가장 중요한 향료로 꼭 고려하고 있는 향료가 아닐까 해요.


상상 속의 향기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향료들을 선택하고 만들 싶은 이미지를 위한 향료들과의 비율과 조화를 완성하기 위한 손쉬운 향료로 베르가못는 정말 쉽게 공부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향료이니까요, 비교적 많은 비율을 사용해도 크게 향기가 자극적이지 않고, 너무 무겁지 않은 분위기 그리고 다른 향료들을 향기를 뒤에서 보조해 주는 듯한 인상까지, 물론 베르가모트가 주로 들어간 향수는 그 특유의 자극적이지 않고 기분 좋기 전해지는 상큼함과 가벼움 여기서 느껴지는 여유로움까지 질릴 수 없는 향수로 분명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향료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니까요.


플로럴 타입에서 오리엔탈 그리고 푸제르와 시프레타입까지 베르가못는 거의 모든 향수에 약방의 감초같이 쓰이는 향료라는 것도 이야기 안 할 수가 없군요, 비율이 높아질수록 향수의 분위기는 가벼워지고 '적당히!' 뭔가 싶지만 절대 쉽지 않은 단어 적당히 쓰면 향수의 완성도를 쉽게 올릴 수 있는 조화제인 향료 더운 여름날 쓰고 싶은 향수에 꼭 들어가는 향료! 완성된 향수를 손목에 살짝 뿌리고 그 향기를 맡으면 어! 어디선가 맡아본 기억이 있는데 하는 착각을 쉽게 불러오는 것 다양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베르가못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먼저 한 이유는 바로 매우 대중적인 분위기를 가진 향료라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함이죠, 저의 공방에 찾아오시는 많은 분은 나만의 감성이 있으면서도 익숙한 분위기를 가진 뭔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향기를 찾기에 그러한 향기를 만들기 위한 많은 향료 중 한 가지가 바로 베르가못라 이거예요.


뭔가 아쉽게 가벼운 인상 적당히 상큼하고 많이 시지 않고 묘하게 달콤한 향기로 있어서 정말 감귤류 향기를 싫어하시는 분들 아니라면 이 향료 좋은데!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그런 향료죠, 이제 조금씩 더위가 느껴지는 날이네요, 이때 편하게 추천하는 향료인 베르가못 싱그러운 풀잎의 향기가 포인트인 그린 플로럴 향수의 조조화제로 달콤하고 시원한 분위기의 프루티 시프레 향수의 상큼함을 더하는 향료로, 은은하게 잔잔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맴도는 화이트 플로럴 같은 코튼 향수의 가벼운 분위기를 완성하는 향료로 추천하오니 한 번쯤 길을 걷다 가벼움이 필요하다면 길가에 있는 가게로 들어가 향수 판매대에 줄 서 있는 향수를 찬찬히 더욱 혹 베르가모트가 눈에 보이면 한 번쯤 시향 하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아~~ 이런 게 베르가못의 상큼함이구나 하고 웃음을 지을 수 있게.


저에게 베르가못는 든든한 동료 같은 향료입니다. 오르간 선반 위 언제나 늘 같은 자리에 올려놓고 지난밤 작업실에서 오늘 아침에 만들기 위해 적었던 향료, 가끔 잘 풀리지 않는 하루에 실마리가 되어주는 향료. 책을 보면서 공부했든 쉽게 이해했다고 생각했든 이제는 내가 정말 잘 알고 있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드는 향료. 늘 향기의 처음을 시작하는 향료로 가끔 조급함이 생기는 나를 잠깐 쉬게 해주는 향료로 이렇게 글을 써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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