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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주용씨 Jan 07. 2023

영화 <아바타:물의 길>에서 내가 찾은 주제 6가지

내가 영화를 보는 방식

 개봉한 지 3주가 넘어가는데도 아직까지 예매율 1위의 핫한 영화 <아바타:물의 길>을 드디어 보고왔다. 3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이 부담스럽고,  영상은 끝내주지만 스토리가 좀 아쉽다는 평가가 있어 좀 망설였다. 부모는 언제나 자식에게 지는 사람, 둘째아들이 한 번은 보고 싶다고 해서 바로 예매했다. 한 마디로 영상은 정말 굉장했다.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이며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술의 발달은 또 어디까지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영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대한 경외심이 들 정도였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책으로 전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영화라는 장르는 신선한 자극이 되고 불 꺼진 내 창의력과 상상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아바타:물의 길> 포스터


내가 뽑은 키워드(주제어)


1. 인간의 욕심


 항상 모든 일의 화근은 인간의 욕심이다. 인간이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아는 존재였다면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는 빈약했을 것이고, 범죄도 없었을 것이다. 자연을 파괴하고 다른 종족의 영역을 침범해서라도 욕심을 채우고야 마는 인간의 모습은 부끄럽고 혐오스럽다. 인간 개개인도 욕심때문에 불안하고 괴롭다. 남들보다 더 가져야 하고, 남들만큼 젊고 예뻐보여야 직성이 풀린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 눈에 띈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정신적 수양에 힘을 쏟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싶다. 인간의 존엄성은 그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태도로 지켜진다고 생각한다. 사는 동안 부끄럽지 않은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2. 자연과 공존하는 삶


 <아바타:물의 길>의 배경은 물이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은 원래 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한다. 아마도 물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생명력과 감히 인간이 다 담을 수 없는 그 넓이와 깊이에 매료된 것이 아닐까 싶다. 물은 아름답지만 때로는 무섭다. 어쩌면 자연이라는 것이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자연을 존중하고 도움을 청할 때는 한없이 너그러운 태도로 베풀어주지만 자연의 평화를 해치고 수시로 공격해서 빼앗아 가려고 한다면 무서운 얼굴을 하고 응징을 한다. 인간은 예상치 못한 코로나를 경험했고 지금까지 숱한 자연재해를 겪었다.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인재라고도 한다. 더 이상 자연을 화나게 하지 말고 함께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알고 있지만 욕심에 눈이 어두워져 자꾸만 잊게 되는 자연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생각하게 한다. 



3. 살아야 할 이유, 가족


 어느 나라, 어떤 종족이든 변함없는 미덕은 가족애인 것 같다. 부부의 사랑, 자식을 위한 희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가 인정하는 가치다. 나비족의 족장이자 한 집안의 가장 '제이크 설리'는 부족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무릅쓰는 강인한 남자다. 떠나야 할 때를 알아서 직위를 내려놓기도 하고, 다른 부족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하는 지혜로운 자이다. 그런 남자를 사랑하는 아내이자 네 아이의 엄마인 '네이티리' 또한 자식을 위해 어디든 달려가는 멋진 여자다. 그들은 지켜야 할 가족이 있기에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낸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자식을 위하는 그들의 마음에 무척 공감이 되었다. 자식은 부모의 약점이자 힘든 삶을 헤쳐나가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4. 각자의 개성을 지니고 자라는 아이들


 <아바타:물의 길>의 주인공은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두 남녀가 아니라 그들의 가족이다. 자식이 넷이나 된다. 큰아들은 인간들과의 싸움에서 죽었다. 자식을 잃은 엄마 '네이티리'의 절규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세 아이는 같은 부모 밑에서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자란다. 아이들은 각자 다른 인격체라는 것을 증명하듯 다른 관심사, 다른 재능, 다른 성격을 가지고 성장한다. 언젠가 부모의 시대가 가고 이 아이들의 시대가 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이 아이들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삶에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 우리 두 아들과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보며 느끼는 감정이 그렇다. 내 기대를 뛰어넘는 멋진 어른으로 자라서 지금보다 훨씬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5. 다양성에 대한 인정


 나비족의 족장 설리는 인간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자  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가족을 데리고 다른 부족에게 도움을 청한다. 숲에서 살던 설리의 가족이 물의 나라로 옮겨간 것이다. 피부색이 다른 부족에게 고개를 숙이고 그들의 생활 방식을 하나씩 배워나가는 설리 가족을 보며 우리가 배워야 할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인종, 성별, 재력, 능력, 학벌, 외모, 나이 등 차별의 요소가 너무 많다.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는 포용력이 부족하다. 아바타에 나오는 인물들은 우리와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외모보다 그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 공감하고 매력을 느낀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부족한 것은 서로 채워주고 좋은 점은 배워가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더 강해지고, 세상은 더 평화로워질 것이다. 



6. 상상력, 창의력이 경쟁력


 <아바타:물의 길>의 압권은 역시 영상이다. 어떻게 이런 장면을 연출할 생각을 했는지 놀라울 뿐이다. 기술의 발달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모른다. 인간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다른 사람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창의력이 경쟁력인 시대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교육 현장이 좀 아쉽다. 똑같이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을 키워내기 위한 경쟁이 과연 상상력과 창의력 신장에 도움이 될까 싶다. 아주 어렸을 때는 황당한 말을 하고 돌발적인 행동을 해서 놀람과 웃음을 안겨주었던 아이들이 자랄수록 같은 곳만 바라보는 집단의 구성원이 돼버리는 것 같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는 말이 있다. 성적을 위한 공부만이 아닌, 마음껏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두 아들에게는 경험의 자유를, 나와 논술 수업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생각과 표현의 자유를 줘야겠다.



 <아바타:물의 길>을 함께본 우리 남편은 앞부분에서 30분을 졸다가 봤는데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 작은아들은 굳이 3시간짜리 영화를 만들었어야 했나 싶단다. 나는 스토리가 좀 뻔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마음에 딱 박히는 대사나 기대 이상의 반전은 없었으니까. 그래도 멋진 영상을 보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영화를 만들어낸 사람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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