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끊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들
30년 술을 마셨다. 20대에는 아무 생각 없이 마셨고, 30대에는 자랑 삼아 마셨고, 40대에는 습관처럼 마셨다. 2,30대에는 내가 맘만 먹으면 언제든 절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40대에는 마시고 싶지 않아도 마시게 되었고, 안 마시면 서운했고, 끊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지만 결심과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30년 지녀왔던 음주 습관을 단숨에 잘라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술 없는 날들이 계속될수록 성공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나의 단주 생활에 도움이 되었던 방법을 소개한다.
가장 먼저 단주를 왜 하기로 마음먹었는지에 대한 확실한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한다. ‘그냥 한 번 끊어 볼까?’라는 가벼운 이유가 아니라 꼭 끊어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 말이다. 술을 끊고 무엇을 할 것인지, 왜 술을 마시는 생활을 지속하면 안 되는지, 술을 대신할 만한 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등에 답을 해보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술의 유혹이 있을 때마다 그 이유를 붙들고 견뎌낼 수 있다. 나는 50이라는 나이가 주는 위기 의식이 컸다. 50 이후의 삶을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술은 그런 내 삶에 백해무익이라는 판단이 섰다. 나잇살도 단주를 통한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큰 계기가 되었다.
단주에 대한 분명한 이유를 찾았다면 목표 기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건 지루하고 불안하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 있지만 언제 끝날 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포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 너무 짧지 않고,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의욕을 낼 수 있을 만큼 너무 길지 않아야 한다. 100m 단거리 달리기보다 긴 호흡을 필요로 하고, 마라톤보다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중장거리 경기 같은 느낌이면 좋다. 나는 올해 얼마 남지 않은 3개월의 기간을 목표로 정했다. 30년 음주 기간 중에 가장 긴 단주 기간이지만 올해 마지막날 단주 성공을 축하하며 2022년 새해를 맞이하는 상상이 의지를 불타오르게 했다.
단주에 성공했을 때 자신에게 줄 큰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2021년 마지막날 단주 다이어트로 지금보다 훨씬 날씬해져 있을 내 몸에 맞는 예쁜 옷을 사 입고 가족과 멋진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다. 단주를 시작하면서 통장을 하나 만들었다. 술집 소주 한 병 값을 매일 저축해서 그 돈으로 단주에 성공한 나에게 의미 있는 선물도 하고 술 대신 더 가치 있는 일에 쓸 생각이다. 생애 처음 책을 출간하고 ‘작가와의 만남’에 대한 강사료를 받았을 때 그 돈을 허투루 쓸 수 없어서 기부를 시작했다. 술값을 모으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서도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술이 없는 행복한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 것이 단주에 큰 도움이 된다. 술 때문에 마음먹지 못했던 일들, 술을 마시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 둘씩 떠올리다 보면 어느새 술 생각이 사라지고 ‘그래, 난 할 수 있어!’하는 의지가 솟는다. 술을 마시지 않아서 생기는 돈, 시간, 그리고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계획하다 보면 자신이 부자가 된 듯한 행복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목표로 한 지점까지 흔들림 없이 가려면 술 대신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을수록 좋다. 산책이라든가 운동이라든가 요리라든가 공부라든가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있어야 한다. 나는 매일 아침 새벽 4,5시에 기상을 하고 우리 동네 청량산 산책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요가 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덕분에 혼자서도 간단한 요가 수련을 할 수 있다. 매일 좋은 책을 찾아 읽고 날마다 글을 쓴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논술 선생님으로 열심히 수업 연구를 한다. 궁금하고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아 포토샵&일러스트, 그리고 유튜브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남편과 두 아들, 세 남자와 소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끌어가기 위해 애쓰는 주부이기도 하다. 이 많은 일들을 술을 마시며 해왔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내가 해왔던 일들을 좀 더 여유롭게, 더 잘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루고 싶은 분명한 꿈이 있어야 술의 유혹을 참아낼 수 있다. 꿈에 대한 간절함이 클수록 한순간의 즐거움 정도는 참아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오늘 하루 술을 안 마시면 나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고 자신을 세뇌시킨다. 단주하는 날이 계속될수록 꿈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자존감은 높아지고, 성취감으로 뿌듯하다. ‘내가 결국 해냈어’라고 외치는 그날을 생각하자. 의지가 불타오르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