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나, 이제는

나의 난임 연대기 _ 열여섯 번째 이야기

by 코랄코튼

오늘도 병원을 다녀왔다.

의사 선생님께서 난포 크기를 확인하시더니

어제에 비해 1 정도 수치가 올라가신 걸 확인하셨다.


16이 되어야 하는데, 어제는 13 정도 오늘은 14 정도.


이렇게 결국 토요일 시술 예정일이

수요일로 미뤄지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아, 약을 줄이는 게 아니었어.'라며 후회를 하셨고,

그 말씀과 함께 난 추가적인 약을 처방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의사 선생님이 내가 주사기를 무서워할까 봐

조금씩, 조금씩 맞추는 줄 알았는데

난포의 성장을 보고 조율하기 위해

그렇게 조금조금씩 추가하셨던 거였나 보다.


하지만 예정보다 일정이 미뤄지니까

조금 마음이 가라앉았다.

괜히 이번 시술에 의욕이 점점 상실되는 느낌이다.


건강보험에서 지원을 받는다고 하지만

비용도 쌓이다 보니 점점 마음에 걸렸다.


첫 진찰, 초음파, 주사 4일 치 = 112,300원

두 번째 진찰, 초음파, 주사 2일 치 = 48,100원

세 번째 진찰, 초음파, 주사 3일 치*2가지 = 72,900원

네 번째 진찰, 초음파, 주사 1일 치*2가지 = 46,100원

다섯 번째 진찰, 초음파, 주사 2일 치*2가지 = 64,600원

벌써 344,000원이 쓰였다.


초음파를 6번을 봤고

구입한 주사기 수만

고날 에프 12회 치

세프로 타이드 6회 치

이렇게 처방받은 상황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내 배에는 16개의 바늘구멍이 나있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주사 맞은 부위 주변에 주삿바늘 흔적처럼

두드러기가 나있었다.

누가 보면 주사를 30번은 맞은 것처럼

오돌토돌 해져있었다.


그래도 별 탈은 없을 거야 생각했었는데,

오늘 주사를 맞으려니

어디가 맞은 데고 어디가 두드러기인지 헷갈렸다.


우선 가볍게 아프지는 않은 고날 에프를

왼쪽 배에 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무 아팠다!

어어어 어??

너무 놀라서 주사 바늘을 다시 뽑아버렸다.


아무래도 주사 맞은 부위에

무언가 만들어져 있는 것 같았다.

주사 맞은 곳도 상처를 입은 곳이니까

상처가 아물기 위해 무언가 생겼는지

바늘을 꽂는데 지방층 같지 않게

무언가 바늘에 걸렸고 따가웠다.


안 아팠던 주사가 아프니까

너무 놀라서 심장이 뛰었고

심호흡을 해서도 좀처럼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았다.


두근거림이 계속되어 지체하면

주사에도 좋지 않다 생각하여

뭐 한 번 그 자리가 그랬던 거겠지! 하는 마음에

다른 부위에 주사를 놓는데

놓는 순간 또 똑같이 아파 놀라서 빼버렸다.


진짜 울컥할 거 같았고,

그렇게 뚫린 2군데에서 지금까지 나지 않던 피가 나고 있었다.


진짜 심호흡을 더 크게 하고 후퇴란 없다는 생각으로

울며 겨자 먹듯 다른 부위를 골라 주사를 놓았다.


다행히 원래처럼 잘 들어갔다.

후.. 그래.. 이래야지.... 하던 찰나에

바늘이 0.5센티정도 남았는데,

지방 느낌과 다른 근육 같이 어떤 막에 닿아 찔리는 느낌이 났다.


이제 뺄 수도 없다 생각하고, 어쩌겠나 하고 그냥 더 넣었다.

손을 떨면서 주사를 놓았다.


겨우 고날 에프 주사를 놓고

이제 반대쪽에 더 아픈 세프로 타이드 주사를 놓으려니

눈앞이 막막했다.


주사기 바늘 뚜껑도 못 열고 한 참 덜덜 떨다가

가보자!! 마음먹고 다시 배를 잡았다.

좀 더 탱탱하게 바짝 꽉 잡고

바늘을 넣었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게 또 잘 들어가 줬고,

후.. 다행이다. 하는데

역시나 또 0.5센티 정도 바늘이 남았을 때

무언가에 닿아 찔리는 느낌이 났다.


진짜 울고 싶었다.

하. 이게 뭐야.. 아...

한숨을 푹 쉬면서 그냥 더 넣었다.

주사액도 천천히 놓았다.


바늘을 빼고 나니

피가 큰 방울 맺혀 흘렀다.


너무 겁이 났다.

내일 또 맞을 게 있고,

그다음에 가서 난포가 또 덜 자랐다고 하면

... 또 맞겠지?

다 자랐다고 해도, 배란되는 주사도 맞아야 한다던데

... 어쩌지.?

아니 고날 에프까지 아프면 어떻게 해...


뭔가 순조롭다 했다.

뭐 하나 크게 힘들지 않다 했다.

내 생각이 크게 틀렸다.

난 힘들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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