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저래도 불편해 다 불편해
"여 완전 으스러졌네. 난리다 난리."
'...응? 이게 무슨 소리지?'
눈이 떠졌다.
주위를 둘러보며 상황파악을 했다.
난 왠지 아직 살아있는 것 같고,
아직 수술 중인 것 같았다.
"저 마취 깼어요..." 하면서 마취 선생님을 불렀다.
다리 윗부분에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다리에 감각이 느껴져요."
"환자분 수술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그래요. 다시 마취해 드릴게요."라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다.
다리를 잡아 빼고 깡깡 거리는 느낌이 났다.
난 빨리 다시 잠들고 싶었다. 무시무시한 느낌이었다.
다시 척추마취를 한 번 더 한 것 같은 기억은 있는데 희미해서 확실치가 않다.
나중에 S에게 들었다.
수술이 3시간 정도 걸린다 그래서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길래 물어봤더니
"지금 수술 중일 텐데 수술방에 여쭤봐드려요?" 하셨다고.
괜히 수술 방해될까 봐 아니라고 하고 잠깐 바람이라도 쐴 겸 편의점에 갔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누구 보호자님 어디세요? 빨리 오세요." 라길래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전화너머로 의사가 전화 줘보라 하더니 "다름이 아니라 수술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조금 더 걸릴 것 같아요."라고 했다고.
아마 그 시간에 난 다시 척추마취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수술이 끝나고 베드 채로 어디론가 이동하는데, 누군가가 웃으며
"정신 들어요? 저 기억나요?" 했다. 간호사 선생님 중 한 분이었던 것 같다.
난 아마 "헤?"와 "네?" 중간 발음 비슷한 걸 말했던 것 같고,
S가 어딨는지 찾았다.
S가 "나 여기 있어~" 하고 얼굴을 보자 안심이 되었다.
'나 아직 안 죽었네. 그래도 S 얼굴 보니까 마음이 놓인다. 왠지 포근해...' 처음 든 생각이었다.
수술 후 처치에 대해선 난 들은 기억이 없다.
수술 전에 금식 때문에 물 한 모금도 하지 못해서 갈증이 너무 났었다. 얼음 한 조각이라도 안되냐고 계속 졸랐지만 선생님들은 칼같이 안된다고 하셨다.
수술 후에도 목이 말랐지만 안된다고 한 것 같았다.
오른쪽 종아리엔 뭔가 쇳덩어리 같은 게 달려있었다. 다리가 너무 무거웠다.
트럭과 박을 때 헤드라이트가 깨지면서 유리조각들이 몸에 붙어있는지 너무 불편했다.
무통주사도, 펜타닐 패치도, 또 진통제 주사도 맞았지만 너무 아팠다.
온몸이 천천히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몸에 주렁주렁 뭔가 달려있는 것 같은데, 내 몸을 자세히 둘러볼 수가 없었다.
자다 깨다 자다 깨다를 반복한 것 같다.
너무 아파서 무통주사를 째려보며 의심하기 시작했다. 효과가 있는 건지 의문이었다.
금식이 풀려서 밥을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입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입맛이 없기도 했지만 '이렇게 발이 묶여서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화장실은 어떻게 가지?' 하는 생각에 머리가 하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