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이유를 알 수 없는 일

망할 고통

by JK

울며불며 엑스레이를 찍고 올라가는데, 수술한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만난 건지 내 울음소리에 뭔 일인가 싶어 온 건지는 모르겠다.

왜 우냐고, 수술받았으면 수술한 자리는 안 아파야 정상인데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다.

너무 꽁꽁 조여지는 압박감이 든다고, 찢어지는 것 같다고, 아프다고 우니까 수술 부위에 감아둔 붕대를 다 잘라주셨다.

간호사 선생님들이 상처가 노출되어 있는데 괜찮냐고 의사 선생님한테 물으니,

"이래 둬, 어디 가는 것도 아닌데 뭐. 드레싱은 지금은 말고 좀 이따 하자. 너무 아파하니까."라고 하셨다.


내가 빨리 어깨수술도 해버리면 안 되냐고 조르니까.

"피를 너무 흘렸는데... 전 수술 오래 걸린 거 알죠...?" 하시면서 망설이셨다.


나는 기억이 없어서 수술이 얼마나 오래 걸린 건지 잘 몰랐다.

그래서 계속 졸랐다.

"저 괜찮으니까 그냥 당겨서 빨리 수술해 주세요. 아파요. 답답해요."

입을 쩝쩝 다시던 의사 선생님은 일단 있어보라고 하고 쌩 나가버렸다.

저 의사 선생님은 늘 쌩 가버렸다.


S가 24시간 붙어있을 수 없어서 비교적 내 상태가 안정적인 낮 시간에 S는 집에 잠깐씩 들렀다 왔다.

4~6시간 정도밖에 비우지 않았는데, S가 자리를 비우면 난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날도 엑스레이를 찍고 올라오는데, 팔 고정해 둔 걸 풀고 엑스레이를 찍은 후 다시 팔을 고정했지만 뭔가 맞지 않았는지, 고통의 수준이 남달랐다.

1인실에 덩그러니 혼자 있는데, 간호사 선생님을 불렀지만 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두 시간쯤 지난 것 같았다. 고통에 서서히 정신줄이 놔지기 시작했다. 내 방문 앞을 지나던 사람이 간호사 선생님께 "여기 누가 찾는 것 같은데요?" 해서 겨우 간호사 선생님을 만났다.


"팔이 너무 아파요."

"지금 진통제 풀로 들어가고 있는데 아파요?"

"네. 아까 엑스레이 찍고 온 뒤로 이상해요."

"가만있어봐요 위에 한 번 물어보고, 추가로 진통제 놔도 되는지 우리도 물어봐야 되니까는."


그러고 또 한참을 버틴 것 같다.

"일단 이거 맞고 있어 봐요."

작은 링거봉투가 추가되었다.

하지만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

난 계속 아팠지만 선생님들이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시간이 되어 집에 잠시 갔다 온, S가 돌아왔다.

"나 왔어~"

난 기절하기 일보직전이었다.

S가 온지도 몰랐다. 어느 순간 타임슬립 한 것처럼 S가 있었고, 난 아프다고 울기 시작했다.

S가 어떻게 해주냐고, 진통제 맞아도 이런 거냐고, 팔이 뭐 어떻다고? 하면서 조심스레 팔 고정해 둔 걸 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팔을 원래 되어있었던 자세처럼 바꿔서 다시 고정해 줬고, 서서히 고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진통제가 문제가 아니었다.

엑스레이 찍고 나서도 내가 너무 아파하니까 건드릴 수가 없어서 대충 그냥 다시 팔을 묶어둔 게 문제였다.


나중에야 정신이 들고 알았지만 그 병원은 절단, 접합 같은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수술병원이었고, 그래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걸어 들어오거나, 발이나 손 하나씩만 다친 사람이 많았다. 나처럼 울며불며 들어오는 환자는 잘 없는 것 같았다. 난 연휴 직전에 다쳐서 대학병원으로 갔어도 수술할 사람이 없어 아마 이 병원으로 다시 왔을 거라고 누군가가 말해준 기억이 난다.


드디어 날짜를 조금 당겨서 어깨수술을 해주기로 하셨다.

난 또 수혈을 받고, 동의서, 동의서,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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