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존재

나는 미처 몰랐네 / 무위당 장일순

by 빈들

어느새 여름 더위가 한풀 꺾이더니 처서를 지나 가을에 들어섰습니다. 어젯밤에는 산책을 나갔다가 귀뚜라미 우는 소리를 들었고요. 이렇게 순식간에 또 한 해가 지나가고 세월 참 빨리 간다라는 말을 할 날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이란 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하신 말씀 중에 이런 말씀이 있대요.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달이 나이고 해가 나이거늘 분명 그대는 나일세 "


선생님은 강원도 원주에서 한평생을 살며 당신의 모든 삶을 자연과 하나 되어 조용히 아름답게 살다가셨다고 하시네요. '걷는 동학'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동학에도 애정이 깊으신 분이셨다고 합니다. 동학에서는 인내천 사상이라 하여 '사람이 곧 하느님이고 만물이 모두 하느님'이라고 한답니다. 하지만 도시에서의 삶은 이것을 잊게 만들죠. 일에 영혼을 갈아 넣으면 어느새 텅 비어버려 도무지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습니다. 그럴 때는 스마트폰만이 위로가 됩니다. 그런데 이게 무엇일까요. 그렇게 텅 빈 우리가 하느님이라고 하네요. 내 옆에 지친 영혼도 하느님이라네요. 온 우주 만물이 경이에 찬 존재인 것처럼 나 또한, 우리 또한 그런 존재라고 합니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힘을 내보려 합니다. 하늘을 모시듯 나를 모시려고 합니다. 지친 내 영혼을 내평겨치지 않고 잘 토닥여주려 합니다.



https://youtu.be/iFH3G2oiguI?si=hiD4VgmTiZdtE6V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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