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첫날은 회사 서랍을 열어보는 것이 좋다

by 하타

회사 내에서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긴글 쓰기 모임을 하고 있다.

주제에 맞춰 쓰고싶은 글을 써도 되고 개인적으로 써야하는 글이 있다면 그것을 써도 된다.


지난 주제는 '개인적으로 받아본 조언 중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는가'였는데

살아오며 크고 작은 다양한 피드백도 조언도, 멋진 이야기도 들어왔는데 왜 그 순간에는

이게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생에 첫 직장에 입사하고 첫날도 어리둥절, 둘쨋날도 어리둥절한 날들을 보냈다.

곁눈질과 어깨너머 상황을 파악하고 전임자가 지우지 않은 데스크탑 내 파일들을 뒤적이던 어느 날,

누군가 내게 ‘제가 입사 첫 날이라면 회사 서랍들을 열어볼 것 같아요.’ 무심하게 툭 던졌다.

이게 조언인가?

싶지만 조언이라 믿는 이유는 지금까지도 내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처음 그 말을 들은 후 나는 회사 안에 열 수 있는 서랍들은 모조리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샅샅이 뒤져봤다.

자연스럽게 나는 무슨 문서가 어떤 서랍에 있는지,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이 되었고

지나 온 모든 회사에서 회사의 살림을 담당하는 사람이 되었다.

회사의 서랍을 연다는 것, 단순히 물건을 아는 것 이상이었다.


옛날부터 신입사원은 복사부터 시켰다는 일의 현대판 쯤 되려나

내가 없었던 지난 역사를 알게했고, 당장 써야하는 물적 자원의 위치를 아는 것은 무기가 되었다.

많이 아는 것은 가끔 귀찮은 일이 되기도 한다.

뭔가를 찾는 사람들은 쉽게 나를 찾기도 하고, 해야하거나 채워야하는 것들에 예민해지기도 한다.


귀찮음보다 누리는 것이 더 클 때 우리는 행위를 반복한다.

나는 어쩌면 내가 환경을 익히는 방법을 통해 누리는 것이 더 많다고 판단했나보다.

여튼, 저 조언을 한 사람은 지금의 남편이 되었는데 오늘도 아침부터 새 수세미 어디있냐고 나부터 찾았다.


사람 마음만큼 어려운 것은 없으니

그래도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주변 환경부터 내 편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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