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설계.. 뭐 그런걸 중심으로
스타트업으로 이직 후 내가 가장 많이 한 일?
단연 지원자/후보자 인터뷰다.
글쓰는 김에 세어봤다.
2년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약 150건의 대면 혹은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중 내 인터뷰가 포함된 채용 프로세스를 거친 지원자 중 동료가 된 사람은 13명.
내가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인터뷰들을 모두 합하면
비교적 인적 리소스가 넉넉하지는 않은 우리 조직에서 구성원 합류를 위한
채용 프로세스에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여하고 있다는 것인데
과연 합격자의 10배수쯤은 되는 우리의 후보자들은 면접관, 그러니까 우리 내부 구성원에겐 뭘 남겼나.
단순 리소스 소진에 불과한 시간과 노력이었을까? 절대로 아니다.
선발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꽤 체계적인 채용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조직이 기대하는 바가 굉장히 높아서 많은 리소스를 아직은 마다않고 채용에 투여중이다. 구성원의 절반 정도는 좋은 면접관이 되길 바라며 육성 교육을 진행하고, 회고를 한다.
비교적 젊은 구성원들로 이뤄진 우리 조직에게, 그들이 면접관이 됨으로서 얻어가는 것은 무엇일까.
엄청나게 직관적이며, 날것의 학습이다. 비교적 생애주기상 주-중니어 단계에서 나와 같은 업을 가진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본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극을 줄 수 있는지는 말해뭐해다. 특히 멋진 포트폴리오나 경력기술을 만난다? 내가 앞으로 어떤 경험과 성장을 선택해야하는지 구성원은 지금 자신의 현재와 약간의 미래에서 온 사람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나아가 인터뷰를 통해 상세한 답변을 만나고 다른 회사는 어떻게 일하는지 만나는 것은 개인의 경력설계 면에서 굉장한 힌트가 될 것이다.
면접관을 육성하다보면 흐름에 따라, 어떤 지원자를 만나냐에 따라 발전하는 면접관을 만난다. 특히 약간은 긴장된 상태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이해없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에 훈련된 구성원들은 어떤 질문이 내가 필요한 대답을 얻게 하는지 학습한다. 굉장한 능력인데, 가장 면접관으로 육성되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다. 너무 점진적여 그런걸까... 여튼, 실제로 실무에서도 대화/협상/설득 스킬이 발전된 그들을 업무장면에서 만날 때 마다 나는 속으로 환호한다.
이것은 우리 조직의 인터뷰 구성 특성 때문인데, 주로 인터뷰에는 실무자1, 인사팀1, 대표1로 구성된 모습이 가장 대표적이다. 때문에 실무진은 인터뷰 과정에서 대표 경영진이 지원자에게 어떤 질문을 하는지 옆에서 관찰할 수 있다.
당신이 묻는 것이 상황을 규정한다.
<리더의 질문법>에 나오는 내용인데, 우리는 경영진이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 구성원을 채용하는데 있어 무엇을 묻는지 관찰함을 통해 지금 우리 팀에 부족함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얼라인을 위해 자주 타운홀이나 원오원을 진행한다해도, 조직에 합류를 위해 나누는 대화에서 얻는 인사이트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여기서 얻는 힌트는 삶에있어 답이 아닐수도 있는데 이러나저러나 지금 당장 내가 얼라인해야하는 경영진의 생각을 엿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
인터뷰는 지원자와 협업하는 것도, 자기탐구의 장도 아니다. 그러나 인터뷰를 자주, 많이 진행한 구성원들은 그 과정을 통해 협업이 무엇인지 그리고 본인은 결국 어떤 사람인지 정의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은 결국 타인을 거울삼아 자기발견한다는 자명한 사실이 인터뷰를 통해서도 보여지는걸까.
옛날에 지도교수님이 자주 그런 말씀을 하셨다.
"생각한다는 건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뇌에 뭔가 새로운 것을 공급하며 불현듯 떠올리고, 정의하고 정돈하는거다."
자기분석 중요한 것 너무 잘 알지만, 피드백 아무리 글로 상호간에 받아보지만 결국 필요한 것은 타인을 통해 나를 만나는 것. 더불어 인터뷰라는 자리에서 면접관으로서 업계 동료를 만나는 것은 한 사람의 경력설계에서도 핵심적인 축이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러모로 우리에게 불필요한 혹은 괜히 쓴 시간이란 없다. 그 속에서 무엇을 얻어가는지 조차 역량의 일부였고, 누군가 준 기회임을 안다는 것. 자기분석을 넘어 자기만족의 일부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