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서의 케렌시아

직무 만족을 넘은 자아실현 도구로서의 직업 탐구

by 하타

30명이 조금 넘는 구성원들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회사에서 HR로 함께하고 있다.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커리어 컨설턴트가 HRer로 변환? 된 데는 모종의 이유가 있었는데,

'취업해서 나를 떠나간 학생들이 조직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만족한다면 어떤 것에 만족하고 있는지, 불만족한다면 무엇이 대체 조직과 간극인지 궁금한 것'이

큰 두 가지 이유 중 하나였다.

취업을 하고 나서도 '취업이 원래 이런 것이냐', '직장생활 어려운데 이직도 도와주시냐' 허다하게 연락 왔으니 말이다.


어찌저찌 나는 IT기업에서 그 취업이라는 종착지를 (일시적으로) 만난 청년들과 함께 그들의 만족과 효용을 연구하고 도모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단히 만족스럽냐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좋은 동료들과 경영진, 환경에서 일하고 있으나

평생 할 것이냐면 그렇지 않다.


몇 가지 기회로 나는 지금도 꾸준히 대학생들의 진로설계와 취업을 도와주는 강의나 멘토링을 하고 있는데,

현업으로 마주할 때는 몰랐던 나의 '채움'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Querencia (케렌시아)

스페인어로 ‘ 애정, 애착, 귀소 본능, 안식처 ’ 등을 뜻하는 말로 , 투우 경기에서는 투우사와의 싸움 중에 소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영역을 이른다. 이는 경기장 안에 확실히 정해진 공간이 아니라 투우 경기 중에 소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피난처로 삼은 곳으로 , 투우사는 케렌시아 안에 있는 소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 투우장의 소가 케렌시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싸움을 준비하는 것처럼 , 현대인들도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지친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일'에서도 나만의 안식처가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

2000년대 이후 사람들은 생애 직업과 직장을 평균 7회 정도 바꾼다고 하는데,

그 모든 선택은 스스로 한 것이 아닌가.

스스로 자신을 넣은 직장 속에서 지속적으로 불행만 하다면 자기 이해의 영역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내가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일하는 환경을, 내 업을 개선해야 한다.


그중 나를 가장 나답게 하는 것,

내가 가장 풀고 싶은 문제를 직업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흥미로운 문제는 늘 잠들기 전까지 머릿속을 맴돌 테다.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그리고 보통의 자연스레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 그러하듯.


내게 직업적 케렌시아는, 궁극적으로 나를 만족시키는 아웃풋은 '진로설계를 돕는 일'에 있다.

컨설턴트로 만난 학생들과 인사담당자로 만난 직장인들 사이 어디쯤 나의 숙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또 어떤 선택과 우연이 나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 줄 지 알 수 없으나

직업세상 속에서 나의 귀소 본능 일으키는 곳이 어디인지 안 것으로 다행이고 행운이다.

그렇다고 내 미래가 뭔가 대단히 확신 있고 분명한 것은 아니다.

단지 재충전의 공간이 어디인지 찾았을 뿐, 내 경기장은 어디인지 찾아 나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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