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원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확진자 9번 발생, 시청에서 보내는 긴급 알림이었다. 연이어 확진자의 동선을 알리는 경보 알림이 울렸는데 거기엔 익숙한 단체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일명 신천지였다. 코로나 19 확진자인 신천지 교인 4명이 가족과 진료를 받은 병원 의사를 감염시킨 것 같다고 했다. 병원 의사 또한 신천지 교인이었다. 확진자 대부분은 지난달 16일 300여 명이 참석한 신천지 예배에 참석한 후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동선을 따라 마트, 약국, 음식점이 폐쇄되었다. 거리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사라졌고 신천지 교인인 확진자가 들른 곳도 신천지 교인의 업장이 아니겠냐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회사 단톡 방에는 직원 중에 신천지 교인이 있다면 어르신들과 직원을 위해서 제발 검사를 받아달라는 호소문이 올라왔다. 천주교 재단의 요양원인데 설마 있겠어, 혹시 모르잖아, 십 년 넘게 함께 일해온 직원들조차 수군거렸다. 막연했던 불안은 현실적인 공포로 바뀌고 있었다.
정부에서는 코로나 19에 특히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마스크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중 한 곳이 요양원일 것인데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마스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요양원 측에서는 직원들에게 마스크 한 개로 3일을 사용해달라고 한다. 마스크가 부족할 뿐 아니라 구할 수도 없단다. 나를 포함한 일부 직원들은 개인적으로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정부가 정한 구매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거다.
코로나 19에 가장 취약한, 기저질환이 있는 어르신들이 마스크 없이 지낸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단 방문객과 면회를 금지하고 자체적으로 요양원을 격리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을 보는 것만 같다.
대부분 여성인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요즘 화장을 전혀 하지 않는다. 마스크를 3일 동안 사용하기 위해서인데 대구, 경북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열악한 환경에도 매일 어르신들의 상태를 확인하며 애쓰는 모습을 보며 화장을 안 해도 모두 예쁘기만 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코로나 19 덕분에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는 글을 읽었다. 이번 기회에 자신을 돌아보겠다는 벗님도 있었다. 위기를 위기로만 느끼지 말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시선에 나는 동감했다. 하지만 내 시선은 자꾸만 나가 아닌 사람들에게로 향한다.
살기 위해 모두가 밖으로 뛰어나올 때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9.11 테러 당시에 소방관들이었다. 코로나 19 덕분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이들이 있는가 하면 코로나 19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험지로 향하는 이들도 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며 결혼식을 미루고 자리를 지키는 공무원, 대구로 향하는 구급차와 의료진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환자를 돕는 수많은 조력자들, 한 마음으로 걱정하는 대한민국의 국민들. 정말 든든하다.
우리는 코로나 19를 극복해 내고 말 것이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바로 당신이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