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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욱 May 08. 2020

브런치 팀에게, 정말 좋은 글의 힘을 믿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브런치가 좋다

브런치에서 나를 작가라고 불러준 이후 나는 진짜 작가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나를 읽어주는 사람들, 소수의 독자는 새로웠지만, 오히려 브런치 작가로서 글을 쓰면서 글쓰기의 좌절을 맞보기도 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에디터 픽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내 글이 다음 메인에 올랐다. 조회수는 쭉쭉 올랐고 내 기분도 그와 같이 올랐다. 나는 그동안의 모든 의혹을 없앴다. 내 글은 수 만 명이 조회를 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아무 의미 없는 일이었다.

그 덕에 수십 명의 구독자가 생긴 것은 뿌듯했지만 그런 일이 별 볼 일 없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다음이나 브런치 홈에 글이 노출되는 것이 정말 중요할까.


내가 이번에 출간하는 글은, 브런치 팀에서 한 번도, 다음이나 브런치 홈에 선택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내가 투고하지도 않았는데 출판사에서 먼저 출판 제의를 해 준 것인데, 그저 운이 좋았던 걸까?


나는 브런치 홈을 보지 않는다. 대신에 브런치 나우를 본다. 브런치 팀의 어설픈 선택, 혹은 너무 바빠서 놓친 멋진 글들을 찾기 위해서다. 브런치 나우를 잘 살피면 정말 멋진 글이 숨어있다. 보물 찾기다.


한 번은 두 줄의 문장이 브런치 추천 혹은 에디터 픽으로 올랐더라. 물론 한 문장의 힘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브런치팀! 너무하지 않나?

밤잠을, 혹은 낮잠을 설치는 대다수의 브런치 작가들은 문장과의 싸움이다. 그런데도, 단 두 줄 문장을 에디터 픽이라니....

그 두 줄 문장은 크게 감흥도 없었단 기억이다.


나는 브런치를 소개하는 첫 문장이 좋았다.

우리는 좋은 글이 주는 힘을 믿습니다.

그런데, 브런치 팀이 추천하는 글은  가벼운, 자기 계발적인, 혹은 자극적인 글들이 대다수다.

아니라고 말하지는 마시라. 무수한 증거가 있으니.


물론 시쳇말로 돈도 안 되는 일에 이리도 멋진 플랫폼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건 안다. 여기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결어를 써야겠다. 이 문장은 정말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 팀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불만은 있지만 그보다 나은 것도 보이지 않거니와 나는 브런치 팀의 첫인사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우리는 좋은 글이 주는 힘을 믿습니다.


브런치팀! 앞으로도 좋은 글을 소개해주길 바란다. 나는 아직도 글공부 중이지만 좋은 글에는 글쓴이의 삶이, 땀방울이 스며있다는 걸 안다. 그 점을 브런치 팀에서 보아주면 좋겠다. 땀냄새 없는 글은 감동도 없을 테니까.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두세 줄의 일기 같은 글을 픽하는 브런치 팀 에디터는 누구인지?

그대는 정말 좋은 글의 힘을 믿는 것인지?

혹은 그대의 픽으로 좋은 글을 만들고 있다고 착각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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