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는 뜰까

by 고재욱


사각의 세상에 사는 생들이
사각거리는 숨을 쉬며
불쾌한 감시를 투덜거리다가
사각 속에서 느린 걸음을 옮긴다

한 사내가 서걱대며
사각의 모서리 끝에서 잘려나간다

사각의 세상에 사는 인생들은
사각의 꼭짓점에 매달린 채
활처럼 휘어져 세상 밖으로
쏘아져 날기를 꿈꾸며 구부정한 잠을 청하는데

사각의 세상에 오래된 필름 같은 하얀 비가 내리면
혹여 무지개는 뜰까

잘려나간 주인 잃은 몸뚱이,
어둠을 뒤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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